'사업형 투자회사' SK네트웍스, 시딩투자 '가속'
'사업형 투자회사' SK네트웍스, 시딩투자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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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벌써 5건, 700억여원···재계 "최성환 힘 실어주기 위한 것" 분석
SK네트웍스 삼일빌딩 전경 (사진=SK네트웍스)
SK네트웍스 삼일빌딩 전경 (사진=SK네트웍스)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사업형 투자회사 전환을 선언한 SK네트웍스가 속도를 내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사회에 진입한 최성환 사업총괄이 사내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SK네트웍스는 올 들어서만 벌써 미래 유망 영역 스타트업 5곳에 700억원이 넘는 자금 투자를 결정했다.

지난 2018년부터 이뤄진 시딩(Seeding) 투자가 10여건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는 상당히 빠른 속도로 투자 결정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SK네트웍스는 특히 기존 사업을 혁신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강화해 줄 블록체인 분야에 대해 활발하게 투자하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이를 위해 지난해 말 블록체인을 신규 사업영역으로 선정하고 전담 사업부인 '블록체인사업부'를 신설했다.

이어 올해 2월 블록체인 펀드인 해시드벤처스와 파트너십을 맺고 260억원 투자를 결정하면서 본격적으로 나섰다. SK네트웍스는 자회사인 SK렌터카, SK매직 등의 사업모델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하는 한편, 유망 글로벌 블록체인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기회를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또 블록체인 기술 스타트업인 '블록 오디세이'에도 100억여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해 전체 지분의 10%와 이사회 지명권을 획득했고, 전략적 투자자(SI)로 경영 의사결정에도 동참하기로 했다. 블록 오디세이는 블록체인 정품인증 솔루션 스캐너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복제가 불가능한 QR코드를 발행해 유통 단계별로 데이터를 추적할 수 있다.

기존의 차량 서비스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완속 충전기 운영업체 '에버온'에도 100억원대 투자를 통해 2대 주주에 올랐다. SK네트웍스는 이를 통해 스피드메이트, SK렌터카 등 사업장에 전기차 충전기를 보급하는 등 전기차 관련 서비스 사업을 구상해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버섯 균사체를 활용해 친환경 대체가죽을 제조하는 '마이코웍스'에 2000만달러를 투자했고, 인공지능 기반 뇌 질환 진단·치료 솔루션 업체 '엘비스'와 소수 지분 투자 계약을 맺었다.

SK네트웍스는 이 같은 투자를 통해 유망 영역과 회사 사업의 연계 효과를 높이고, 높은 경쟁력을 갖춘 투자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누적 200억여원을 투자한 마켓컬리가 대표적 사례다. IPO를 준비중인 마켓컬리는 시장에서 현재 기업가치 2조원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다.

재계에서는 최근들어 SK네트웍스의 스타트업 투자가 활발해진 배경에 최성환 사업총괄이 있다고 봤다.

최 사업총괄은 2019년 전략기획실장에 이어 지난해부터는 사업총괄을 맡으면서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는 신성장추진본부를 관리하고 있다.

최근 최신원 전 회장이 물러난 뒤 최 사업총괄이 이사회에 진입하게 되면서 사내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경영성과가 필요한 상황이다.

최 사업총괄이 꾸준히 SK네트웍스 지분을 모으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그의 지분율은 1.89%로 1년전 1.51%에 비해 0.38% 높아졌다.

재계 관계자는 "최 사업 총괄이 사내 이사회에 처음 진입한 만큼 힘을 실어주기 위해 회사 측에서도 경영성과를 충분히 낼 수 있도록 투자 범위와 속도를 더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최성환 SK네트웍스 기획실장 (사진=SK네트웍스)
최성환 SK네트웍스 기획실장 (사진=SK네트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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