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시대, 실적 희비 엇갈린 정유·석화
고유가 시대, 실적 희비 엇갈린 정유·석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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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사진=롯데케미칼)
롯데케미칼 여수공장 (사진=롯데케미칼)

[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100달러가 넘는 고유가 행진에 정유업계와 화학업계의 표정이 엇갈린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지난달 초부터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마지막 날 75달러대와 비교하면 30% 넘게 올랐다. 

이는 석유제품 증가로 이어지면서 4월 첫주 정제마진이 배럴달 13.95달러를 기록하는 등 지난 2000년 관련통계 집계 이래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1분기로 평균치도 7.70달러로 정유업계 손익분기점인 4달러 수준을 훌쩍 뛰어넘었다.

정유업계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와 비교해 50% 넘게 늘어 역대급 실적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

증권업계 전망치를 종합해보면 SK이노베이션은 1분기 매출 15조7395억원, 영업이익 754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대비 70.34%, 50.17% 늘어난 수치다.

S-OIL도 매출이 전년대비 74.74% 늘어난 9조3397억원, 영업이익은 56.93% 증가한 987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진명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은 "유가 급등에 따른 대규모 재고평가이익과 정제마진 강세로 분기 최대 실적이 예상된다"며 "분기말 유가(Dubai)는 30달러이상 상승하며 약 6000억원의 재고이익이, 정제마진은 공급 우려 속 타이트한 수급이 지속되며 배럴당 5달러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도 지난달 31일 주주총회 직ㅎ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올해 유가가 급등하면서 석유사업의 순익이 대규모로 개선되는 것은 맞다"면서도 "유가는 아무도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유엽계와 달리 화학업계는 원료 가격 상승과 공급과잉 등 영향으로 울상이다.

석유화학제품의 기초가 되는 납사(나프타) 가격도 고유가로 인해 톤당 1000달러를 넘나드는 등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납사 현물(일본 C&F)가격은 지난해 말 톤당 748달러를 기록했는데 지난 3월 초 1023.13달러로 불과 3개월만에 36.78%나 올랐다. 지난 4월 1일 888.5달러로 다소 하락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지난해말과 비교하면 18.78%나 올랐다.

원재료 값은 비싼데 아시아 지역의 석유화학 제품 공급은 빠르게 늘고 있다. 

아시아지역 NCC들은 설비 가동률을 5~25% 낮춰 가동중이다. 에틸렌 기준 연산 200만톤 이상 잉여설비사 발생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아시아 지역 연간 수요량인 6200만톤의 약 3.2%에 해당한다.

여기에 신규로 600만톤 설비가 추가된다. 잉여설비 규모가 아시아 수요의 17%, 글로벌 수요의 7%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1분기에 비해 큰 폭의 수익성 하락이 있을걸로 전망한다.

롯데케미칼의 경우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1445억원인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6238억원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채 못미친다.

그나마 금호석유화학은 3월 영업이익 전망치 4221억원으로 전년대비 31.09% 하락할 걸로 집계됐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21년 3~4월 고점 이후 석화 업황은 하락사이클에 접어들었다"며 "공급과잉 문제 등으로 석화사이클이 회복하는데는 예상보다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암울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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