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올해 물가 전망치 3.1% 달성 쉽지 않아"···금리인상 빨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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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만에 4%대 물가···'상황 점검회의' 개최
"당분간 4%대 불가피, 전망치 크게 웃돌 수도"
서울 중구 한국은행 전경. (사진= 박성준 기자)
서울 중구 한국은행 전경. (사진= 박성준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동유럽발(發) 지정학적 리스크 영향으로 소비자물가가 10여년 만에 4%대로 치솟았다. 더욱 큰 문제는 당분간 이처럼 4%대를 웃도는 물가 오름세가 계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지난 2월 한국은행이 제시한 연간 전망치인 3.1%도 크게 웃돌 수 있다는 관측까지 제기된다.

한은은 5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 대회의실에서 이환석 부총재보 주재로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최근의 물가 상황과 향후 물가 흐름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이 부총재보는 이날 회의에서 "지난 2월 경제전망에 비해 향후 물가경로의 상방리스크가 더욱 커졌다"면서 "우크라이나 사태 등의 영향으로 높은 물가 오름세가 상당기간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6.06으로 1년 전보다 4.1% 상승했다. 2011년 12월(4.2%) 이후 10년 3개월 만의 4%를 웃돌았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 영향으로 석유류가격이 급등(31.2%)한 영향이다. 실제로 두바이유는 지난해 12월 월 평균 배럴당 72.8달러에 그쳤으나, 3월 113.1달러까지 솟구쳤다. 휘발유가격도 이달(1~4일) 들어 평균 리터당 1994.2원까지 올라섰다.

수요 회복, 원자재가격 인상 등의 영향으로 △외식(6.6%) △가공식품(6.4%) 등의 가격 오름세도 물가상승에 상당폭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석유류와 외식, 가공식품의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기여도는 무려 65.2%에 달했다. 이 뿐만 아니라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3.3% 올라 지난 2011년 12월(3.6%) 이후 가장 높았으며, 앞서 공개된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향후 1년)도 2.9%를 기록해 3%를 목전에 두고 있다.

문제는 향후 물가 동향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원유, 곡물 등 원자재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당분간 4%대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하면서, 올해 연간으로는 지난 2월 전망치(3.1%)를 크게 상회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했다.

한은은 올해 연평균 유가 수준이 지난 2월 전망에서 전제한 배럴당 83달러(두바이유 기준)를 크게 웃도는 것은 물론, 우크라이나 사태, 중국 내 코로나19 재확산 등에 따른 공급망 차질 심화로 국내 물가에 대한 상방압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더욱이 세계식량가격 상승은 가공식품가격과 외식물가의 상승압력을 더욱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부총재보는 "향후 우크라이나 사태 및 변이바이러스 전개 양상,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추이, 국내외 정책대응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면서 "특히 기대인플레이션이 불안해질 경우 추가적인 물가상승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경제주체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우크라이나 사태 전개 양상, 유가 등 원자재가격 추이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이에 대해 면밀히 모니터링해 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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