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쳐야 산다" 삼성금융 통합앱 '모니모', 1등 자존심 지켜낼까
"뭉쳐야 산다" 삼성금융 통합앱 '모니모', 1등 자존심 지켜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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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공동 브랜드 공개···"시너지 전략 첫발"
"빅테크 차별화 관건" vs "新플랫폼 탄생"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오세정 기자)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오세정 기자)

[서울파이낸스 유은실 기자] 삼성금융 계열사 통합 애플리케이션 '모니모'가 오는 14일 출범한다. 삼성화재·생명·카드·증권·자산운용 등 5개 삼성금융 계열사들은 공동 BI를 발표하면서 마지막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비은행권 금융사의 첫 번째 통합플랫폼 모니모가 전에 없던 서비스로 플랫폼계 공룡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각자도생은 필패"···금융플랫폼 시장 출사표

12일 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카드·삼성증권·삼성자산운용 등 삼성금융 5개사는 삼성금융 통합플랫폼인 모니모 출범에 앞서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미래지향적 이미지 형성을 위해 삼성 금융사 공동브랜드(BI)인 '삼성 금융 네트웍스'를 공식 발표했다. 금융업계는 이번 신규 BI를 리브랜딩 차원을 넘어 '금융플랫폼 공룡' 자리를 도모하겠다는 전략으로 평가하고 있다. 일종의 '출사표'인 셈이다.

각 분야에서 1~2등을 차지하던 삼성 금융계열사들이 뭉친 배경엔 '위기의식'이 깔려 있다. '각자도생' 패러다임으로는 생존을 담보할 수 없는데다 성장을 위해 '적과 동침'마저 가능한 상황이 도래했기 때문이다. '빅테크'인 카카오·네이버·토스가 플랫폼을 앞세워 금융권 메기에서 공룡으로 진화한 게 자극제가 된 것이다.

특히 모바일 사용이 익숙한 MZ세대(1980년대초∼2000년대초 출생)를 잡기 위해서는 '원앱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도 모니모의 탄생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각종 기능을 나눠 개별 앱을 출시했던 금융그룹들도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전략 방향을 돌렸다.

삼성도 BI를 선보이며 소비자의 욕구와 높아진 기대치에 부응하기 위해 삼성 금융사들은 각 사들이 가지고 있는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너지 창출을 위한 협업이 필요한 시기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금융 통합플랫폼 모니모 BI를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삼성이라서, 신한·KB라서 가입하고 신청하던 시기는 지났다. 코로나로 시작된 빅테크와의 경쟁을 겪으면서 기업들의 마인드가 이전과는 완전히 달라진 상황"이라며 "모니모 출시 바로 직전에 BI를 발표한 것은 금융 플랫폼 시장에 대한 출사표로 읽힌다. 모니모가 출시되면 다른 금융사들도 종합플랫폼 전쟁에 더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 1등들이 모여 만든 '모니모'···금융·생활 종합플랫폼 '구상'

시대는 변했지만 '삼성'의 이름으로 모인 금융사들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해 보인다. 실제로 현 상황만 놓고 보면 삼성생명·삼성화재가 부동의 1위인 데다, 삼성카드는 카드 분야에서 원톱으로 꼽히는 신한카드와 실적 간극을 좁히며 대약진을 보이고 있다. 삼성증권도 증권사 상위에 꼽히는 국내 선두 증권사 중 하나이다.

게다가 삼성 금융계열사 4곳의 추산 고객수는 약 3200만명에 이른다. 중복되는 숫자를 제외한 고객 수는 2000만명대 수준으로 추산되고 있다. 일단 고객 규모가 크다는 점 자체가 플랫폼 공룡이 되기 위한 선결 조건을 갖춘 셈이다. 카카오페이(2000만명), 네이버페이(1600만명), 토스(1200만명)와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은 수준이다.

업계 1등들이 모여 만든 서비스는 어떤 그림일까. 먼저 서비스 출시는 삼성카드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금융 계열사 '맏형'인 삼성생명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 통보를 받으면서 신사업이 제한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모니모는 삼성카드 마이홈 앱을 재단장하는 방식으로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카드를 중심으로 출시되지만 보험, 증권 등 금융서비스뿐 아니라 자동차, 부동산 등 생활 관련 서비스도 담길 예정이다. 모니모 플랫폼에서 오픈뱅킹, 보험료 결제, 내 차 시세 조회, 신차 견적, 부동산 세세 조회 등을 한번에 처리할 수 있다. 플랫폼 내 사용할 수 있는 통합 리워드 '젤리'도 제공된다.

◇ "시너지 효과, 미지수" vs "삼성의 새 모습 기대" 

삼성그룹이 밝힌 '통합플랫폼' 전망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시너지 효과로 기존 금융권뿐만 아니라 빅테크, 핀테크도 긴장할 수 있다는 평가와 뚜껑을 열어 봐야 한다는 평가로 엇갈린다.

핀테크사 관계자는 "플랫폼 이름에 삼성을 지웠다는 것은 각 회사가 선보이던 서비스와는 완전히 새로운 것을 보여주겠다는 의미로 다가온다"며 "1년 정도 준비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출시될 서비스에 대한 기대감과 긴장감이 상존한다"고 평했다.

단순 통합만으로 시너지와 혁신을 기대하기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기업이 통합할 때, 1과 1을 더한다고 해서 바로 2가 나오는 게 아니다"라며 "단순히 플랫폼을 통합하는 수준으로는 기대하는 시너지효과를 내기 힘들 수도 있다. 빅테크 기업들과 차별성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에 따라 삼성이 말한 시너지 효과·MZ세대 마케팅 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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