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신용대출 금리 7% 코앞···영끌·빚투족 잠못 이룬다
주담대·신용대출 금리 7% 코앞···영끌·빚투족 잠못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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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14일 기준금리 1.25%→1.50%로 0.25%p 인상
올해 기준금리 2.00% 도달···1인 이자부담액 64만원↑
KB국민은행 여의도 영업점에서 직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고객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KB국민은행)
한 시중은행 영업점에서 고객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KB국민은행)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신용대출 금리가 6%대를 넘어선 가운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p(포인트) 인상하면서 금리 7% 시대에 다가섰다. 인플레이션 공포에 글로벌 긴축 속도는 더 빨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기준금리 인상이 연내 몇 차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면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빚투(빚내서 투자)족'의 한숨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14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이날 기준 주담대 변동금리(신규코픽스 6개월)는 연 3.18~5.303%다. 고정금리(금융채 5년물)는 연 3.90~6.45%로 최고금리가 이미 연 6% 중반대를 기록하고 있다. 한 달 전인 3월 15일과 비교해 변동금리 상단이 0.221%p, 고정금리 상단이 0.72%p 뛰었다. 이날 기준 5대 은행의 대표 신용대출 상품 금리(금융채 6개월물)도 연 3.34~6.22%를 기록했다.

주담대, 신용대출 등 가계대출 금리가 6%대를 넘어선 가운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1.50%로 0.25%p 인상하면서 대출금리 인상폭도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수신금리가 올라 그만큼 은행의 조달비용이 높아지기 때문에 대출금리도 상승한다.

올해 기준금리가 2~3차례 추가 인상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여년 만에 4%를 돌파하는 등 치솟는 물가를 진정시키기 위해 한은이 금리인상 카드를 쓸 것이란 분석이다.

미국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5%로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가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p 인상)'을 시사한 점도 국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예상하게 하는 요인이다. 글로벌 긴축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국도 이에 동참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올해 들어 안정화된 가계대출 증가세가 차기 정부 출범과 함께 반전될 수 있다는 관측도 기준금리 인상 전망 근거가 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공약에 따라 규제가 완화돼 가계부채가 다시 늘어날 경우 이를 억제하기 위해 한은이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시각이다.

실제 이날 이창용 한은 총재 후보자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완화에 대한 입장'을 묻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고용진 의원(더불어민주당)의 서면질의에 "미시적 대출 완화정책이 확대돼 국민경제 전체 대출 규모, 특히 가계부채 증가 속도에 영향을 주게 되면 물가안정, 금융안정 등에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말까지 기준금리가 최소 2.00%로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높아진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서비스물가 부담 등으로 통화정책을 선제 대응할 필요성이 있었을 것"이라며 "금통위가 올해 2.00%까지 매분기 인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차기 정부에서 대출규제 완화를 시사했고, 시중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인하하고 있어 가계대출이 재차 증가할 경우 금융불균형을 강조하는 시각이 확대될 수 있다"며 "기준금리 최종 상단이 기존 2.25~2.50%에서 2.75% 수준까지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영끌·빚투로 자산을 부풀린 가계와 빚내서 생계를 이어오던 소상공인·자영업자 등 대출자들의 이자상환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기준금리 인상폭(0.25%p)만큼 대출금리가 오를 경우 가계의 연간 이자부담은 대출자 1인당 16만원꼴로 약 3조3000억원 늘어난다. 한은이 올해 이미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50%p 올렸고, 앞으로 금리가 더 올라 연 2.00%에 도달할 경우 대출자들의 연간 이자부담 증가액만 약 64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대출금리를 낮춰도 시중금리 오르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이 추세면 연내 7%대 주담대는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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