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대어 둔촌주공 초유의 공사중단···시공사-조합 '치킨게임'
재건축 대어 둔촌주공 초유의 공사중단···시공사-조합 '치킨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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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 안주면 중단" vs "공사 멈추면 시공계약 해지"
공사비 1조7000억···소송전 예고, 승자없는 전쟁 '우려'
둔촌주공아파트 단지 앞에 시공사업단이 걸어 둔 현수막 모습. 15일부터 사업장은 공사 중지된다. (사진=연합뉴스)
둔촌주공아파트 단지 앞에 시공사업단이 걸어 둔 현수막 모습. 15일부터 사업장은 공사 중지된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단지인 둔촌주공 조합과 시공사업단(현대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대우건설, 롯데건설)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렀다. 시공사업단은 공사중단을, 조합은 시공사 계약 해지 등 각자의 입장을 내세우며 합의의 기색은 보이지 않고 있다. 향후 소송전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결국 승자없는 전쟁이 우려되고 있다.  

15일 정비업계 따르면,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은 전날 대의원회에서 '조건부 계약해지 안건 총회상정안'을 통과시켰다. 조합은 시공사업단이 예정대로 이날부터 10일 이상 공사를 중단할 경우 총회에 계약해지 안건을 올릴 예정이다. 

이에 대해 현대건설 관계자는 "조합에서 계약해지까지 간다면 소송으로 대응할 예정이다"며 "결국 소송전은 조합원들만 피해 입게 된다는 것을 유념해주길 바란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이같은 상황에서 시공사업단과 조합이 합의할 여지는 꽉 닫힌 모양새다. 결국 소송전만 남은 상황이다. 소송전이 일어나면, 누가 승소할 수 있을까.  

현재 둔촌주공의 갈등과 가장 비슷한 사례로 꼽히는 것은 신반포15차다. 신반포15차의 경우 조합과 시공사인 대우건설이 공사비 증액 문제로 갈등을 빚었다. 이에 조합이 시공사 계약을 해지하자 대우건설은 시공자 지위 확인 소송을 제기했고 승자는 대우건설이었다. 신반포15차 소송 이전에 시공사 선정 해지에 관해 법원은 대다수 조합의 손을 들어줬지만 이례적으로 시공사가 승소했던 이유에 대해 당시 법원은 대우건설은 공사비 증액이 타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공사비 증액이 타당한 지 여부를 따졌을 때 소송에서 조합이 이길 가능성은 적다는 게 부동산 전문 변호사의 입장이다. 익명의 부동산 전문 변호사는 "현재 둔촌주공은 이미 이전 조합에서 공사비 증액 계약서를 쓰고 총회에서 통과됐음에도 현 조합에서 이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이는 도시및 주거환경정비법에 오해의 소지가 없어 소송전에서 시공사가 우위에 있다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반포15차 조합의 현재 시공사는 삼성물산이다. 대우건설이 시공사 지위를 다시 얻었지만, 조합은 대우건설에 이미 진행됐던 공사비 등에 대해 손해배상을 하더라도 시공사를 해지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신반포15차 사례를 비춰볼 때 둔촌주공 조합은 현 시공사업단과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마음이 있다면, 사실 소송을 승소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조합은 시공사업단과 계약을 해지할 수 있지만, 1조6000억원의 외상공사비와 사업비 대출·소송 등으로 지연될 일반분양 등과 함께 떠안게 되는 금융비융도 조합원들의 몫이다. 

또한 시공사를 해지 한 후 둔촌주공 현 시공사업단을 대적할 만한 시공사가 등장할 지 미지수다. 신반포15차가 시공사를 재선정할 때는 한동안 정비사업장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삼성물산이 깜짝 등장으로 했지만, 둔촌주공은 현 시공사업단과 비슷한 수준의 아파트 브랜드를 가진 시공사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조합원들의 마음도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현재 시공사업단 4곳은 모두 10대 건설사로, 컨소시엄에서 4곳 모두 10대 건설사가 함께 하는 건 드문 경우다. 시공사업단을 제외하고는 10대건설사 중 삼성물산, GS건설, DL이앤씨, 포스코건설, 현대엔지니어링, SK에코플랜트 등이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둔촌주공은 결코 혼자서 들어갈 수 있는 규모가 아니다"며 "신반포15차과 다르게 공정률이 50%나 되면 업계에서도 하자 등의 문제로 꺼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둔촌주공 재건축사업은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아파트를 지하 3층~지상 최고 35층, 1만2032가구 규모의 '둔촌 올림픽파크 에비뉴프레'로 짓는 사업이다. 이 중 4786가구를 일반분양할 예정이었으나, 무기한 연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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