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손과 손목 쑤시고 아플 때
[전문가 기고] 손과 손목 쑤시고 아플 때
  • 이준구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형외과 교수
  • muni1017@hanmail.net
  • 승인 2022.04.15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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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구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형외과 교수
이준구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형외과 교수

많은 현대인들이 컴퓨터로 업무를 해결한다. 업무 외 시간엔 스마트폰으로 취미생활을 하고 휴식을 취한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은 온라인 세상과 연결하면서 지인들과 소통하는 통로이기도 하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의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 손과 손가락을 열심히 움직이게 된다. 

손이나 손목의 통증은 반복되고 잦은 사용 때문에 생긴다. 여성은 출산이나 폐경 전후 호르몬을 포함한 신체 변화로 발생할 수도 있다. 손에 통증이 생기면 일상생활이 힘들어진다. 그만큼 손은 예민한 감각과 다양한 움직임을 수행한다. 

손에는 많은 관절이 있는데,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퇴행성관절염으로 진행한다. 주로 손가락 끝에 마디가 붓고, 물집이 생긴다. 튀어나오고 변형되는 경우도 많다. 관절염은 나이 외에도 잦은 사용과 외상이 영향을 미친다. 

관절염 증상 악화를 막거나 원래 상태로 호전시킬 수 없으며, 소염진통제를 통해 불편한 마디 통증을 줄여주는 게 최선이다. 더불어 병원에서 물리치료를 받거나, 집에서 열치료에 해당하는 파라핀·적외선램프·온수욕을 하면 통증을 경감시키는 효과가 있다. 

약이나 물리치료가 도움이 되지 않을 경우 주사를 통해 통증을 경감시킬 수 있지만 추후 재발 가능성이 있다. 여러 치료에도 호전이 없을 경우 관절 성형 혹은 유합술 치료를 의사와 상의하게 된다. 

근육과 뼈 사이 힘줄(건)은 뼈를 잡아당겨 관절을 움직이는 역할을 한다. 이런 조직에 생기는 염증을 건염 혹은 건초염이라 부른다. 손바닥 쪽 굴곡건과 손등 쪽 신전건 등 각각 10개 이상 힘줄이 손목을 둘러싸고 있는데, 통증이 발생하는 부분은 손목, 손등, 손바닥 등 다양하다.

'드퀘르뱅병'(De Quervain Disease)은 가장 흔한 손목 건초염으로, 엄지 쪽에 통증이 느껴진다. 모든 연령에서 생길 수 있지만 30~50살 여성 환자가 가장 많고, 임신과 출산 관련해 빈번하게 발생한다. 걸리면 엄지를 사용하거나 손목을 비트는 동작을 할 때 통증이 느껴진다. 초기에는 휴식을 취하거나 스트레칭이 도움이 되지만, 통증이 지속되면 부목 고정, 약물치료, 국소 스테로이드 치료가 필요하다.

드퀘르뱅병 이외에도 손등 가운데 신전건에 염증이 있는 경우, 통증이 느껴지고 아픈 손으로 체중을 지탱하기 어렵다. 볼록하게 튀어나오는 결절종도 동반된다. 손바닥 쪽 요측 손목굴곡건이나 척측손목굴곡건 역시 빈번한 염증성 건염을 유발해 결절종이 생기기도 한다. 다른 건초염 역시 드퀘르뱅병과 치료 방법은 비슷하다. 결절종은 위험하지 않지만 미용적인 면이나 손을 사용하는 데 불편감이 느껴진다면 천자 흡인 또는 수술로 제거할 수 있다. 

손가락을 굽히는 굴곡건에 주로 발생하는 건초염으로 방아쇠 '손가락 병'이 있다. 당뇨가 있으면 흔하게 발생하는 손가락 병의 초기 증상은 해당 손가락의 손바닥 쪽에 통증을 느끼는 것이다. 손가락 병이 진행하면 손가락을 자력으로 펴기 힘들다. 어느 순간 다 안 펴지거나 안 구부려지기도 한다. 초기엔 휴식이나 약물로 호전될 수 있지만, 증상이 지속되면 주사 혹은 수술이 필요하다. 건초염은 관절염과 달리 수술로 완치 가능한 병이다. 

손목터널증후군이라고도 부르는 수근관증후군은 손목 부위에 정중신경이 압박돼 발생하는데, 정중신경이 분포하는 손목과 엄지부터 네 번째 손가락에 감각 이상과 통증이 있다. 많이 사용하게 되면 증상이 악화되고 야간에 증상이 더 심해져서 자다가 깨기도 한다. 장기간 지속되면 손에서 엄지 둔덕(무지구근) 근육이 약화돼 살이 말라 보인다.

수근관증후군은 대부분 특발성이고 중년 여성에게 주로 발생한다. 수근 관절과 요골 원위부 골절이나 탈구 등으로 인한 외상 후유증, 염증성 관절염에 의한 건막 부종, 수근관을 압박하는 종물과 함께 임신 및 내분비질환과도 연관이 있다. 내분비질환 중에서는 당뇨병이 가장 연관 깊은 원인으로, 40%가량 발병률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근관증후군은 의사에 의한 진찰 소견과 신경 및 근전도 검사로 진단한다. 초기에는 수근관 내 압력이 높아져 신경이 눌리는 동작을 피하는 게 좋다. 컴퓨터 작업과 같이 장시간 손목을 구부리거나 펴는 동작 역시 좋지 않다. 스트레칭이 도움이 되지만 증상이 지속되면 의사와 상의해 부목으로 손목을 고정하거나 약물·주사 치료를 한다. 약물·주사 치료에도 반응하지 않거나 근육이 약화될 경우 수술도 고려할 수 있다. 

언제나 곁에 있기 때문에 소중한 손은 아플 때 아쉬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러나 가깝게 있어서 손의 중요성을 잊어버리고 살기 십상이다. 항상 아끼고 아름답게 만들려는 노력이 손 건강을 지키는 시작인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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