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트위터 적대적 M&A 선언···"인수후 자진상폐"
머스크, 트위터 적대적 M&A 선언···"인수후 자진상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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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소셜미디어 트위터를 인수하겠다고 선언했다. 그가 트위터 최대주주에 오른 사실을 공개한 지 열흘 만이다. 

14일(현지 시간) AP·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트위터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에서 머스크가 전날 사측에 트위터의 나머지 지분을 매입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현재 트위터 지분 9.2%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매체에 따르면 머스크는 트위터의 나머지 지분 인수 후 자진 상장 폐지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머스크가 제안한 인수가격은 430억달러(약 52조8000억원)다. 주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54.2달러다. 13일 트위터 종가는 45.85달러였다.

머스크는 “트위터가 언론의 자유를 위한 플랫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투자했다”며 “그러나 투자한 이후 트위터는 발전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 사회적 요구에도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했다.

그는 “이번 인수 시도는 나의 최선이자 마지막 제안”이라며 “(트위터 경영진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주주로서 지위를 재고하겠다”고 했다. 또 “트위터의 엄청난 잠재력을 내가 드러내 보이겠다”고 덧붙였다. 머스크가 SEC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현재 그가 보유한 트위터 지분은 7311만여 주(지분율 9.1%)다.

머스크는 올해 초부터 트위터 지분을 대량 매수한 다음 이달 4일 이 사실을 공개했다. 하루 뒤인 5일 트위터는 최대주주가 된 머스크를 이사회 구성원으로 선임해 경영에 참여하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시 트위터는 머스크가 트위터 이사로 활동하는 동안 14.9% 이상의 지분을 보유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건을 넣어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를 차단하려 했다. 그러나 10일 머스크가 트위터 이사회 합류를 거부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그의 ‘진심’이 무엇인지를 놓고 추측이 무성했다.

시장에서는 머스크가 결국 적대적 M&A로 사태를 마무리지을 확률을 높게 보고 있다. 미 증권사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머스크가 적대적 M&A를 통해 트위터를 지배할 가능성이 높다”며 “트위터는 머스크의 제안을 받아들이거나 매각 절차를 밟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는 데 필요한 자금이 부족할리 없다는 게 중론이다. 머스크는 세계 1위 부자다. 단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머스크가 테슬라 지분을 매각하거나 대출을 받아야 한다. 과거 틱톡 인수에 관심을 보였고 현재 테슬라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는 래리 엘리슨 오라클 창업자와 손을 잡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트위터는 이사회에서 머스크의 제안을 검토해 주주들의 이익에 부합하는 결정을 내리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트위터 주주들이 머스크의 인수 시도를 반길지는 단정하기 어렵다. 머스크가 제안한 인수가가 지난해 상반기 70달러를 호가했던 수준에는 못 미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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