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强달러 흐름 지속···유로화 약세·연준 인사 발언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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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한 ECB에 달러 대비 유로화↓···엔화 가치도 20년來 '최저'
중국, 경기 둔화 우려 속 강력한 경기부양 의지···혼재된 방향성
(사진= 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이번 주(18~22일) 원·달러 환율은 강(强)달러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긴축 흐름이 강해지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신중한 유럽중앙은행(ECB)의 행보는 달러의 카운터 파티인 유로화 약세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불확실성에 따른 위험회피 심리가 달러 강세로 상당 부분 반영된 만큼, 하락 전환 가능성도 제기된다.

18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오전 10시 기준 전거래일(1229.6원)보다 2.7원 높은 1232.3원으로 거래되고 있다. 이날 환율은 0.4원 갭업한 1230.0원으로 개장한 직후 곧장 1229원대로 레벨을 낮추기도 했다. 하지만 재차 상승하기 시작한 환율은 오전 중으로는 1230원대 초반을 오르내리고 있으며, 1232원선에서 횡보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감이 여전하다. 지난주 미국 3월 소비자물가 발표 직후 인플레이션에 대한 '피크아웃'(정점을 찍고 하락 전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위험회피 심리가 되살아나기도 했으나, 8%를 넘어선 높은 물가에 불안 심리는 이어졌다. 여기에 올해 기준금리를 3.5%까지 올려야 한다는 발언 등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안팎으로 '매파'(통화긴축 선호) 메시지가 잇따르면서 달러화지수(달러인덱스)는 코로나19 위기가 본격화하기 시작한 지난 2020년 5월 이후 100선을 돌파했다.

이번 주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주요 이벤트가 부재한 가운데 높아진 강달러 기조 속에서 움직일 전망이다. 견고한 미국의 펀더멘탈을 확인한 시장은 달러 매력도를 공고히 하고 있으며, 롱플레이(달러 매수) 재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연준과 사뭇 다른 ECB의 행보에 유로화 약세 국면이 지속되는 가운데 이번 주 추가 하락 여부가 나타날 것인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달러인덱스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유로화의 약세는 곧 달러 강세로 나타난다.

ECB는 지난 14일(현지시간) 통화정책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연 0%에서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 2016년부터 이어져 온 '제로금리' 시대를 이어갔다. 지난주 캐나다, 뉴질랜드, 한국 등의 세계 주요국들은 차례로 금리를 인상하며 물가상방압력 대응에 나서고, 연준이 연일 강력한 긴축 기조를 시사하고 있는 것과는 상반되는 행보다.

ECB는 자산매입프로그램(APP)를 통한 채권 매입 규모를 기존 연간에서 6개월 앞당겨 3분기 전으로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지만, 이날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의 발언은 여전히 유로존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상당한 것으로 읽혀진다. 유럽이 러시아 전쟁에 미국보다 더욱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어, 인플레이션보다도 성장을 걱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라가르드 총재는 "ECB는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후 통화정책을 매우 정상화하는 과정에 있다"면서도 "우크라이나 분쟁이 유로존 경제 불확실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경제상황이 다르며, 유럽에 대차대조표 축소(양적긴축)는 약간 시기상조"라고 덧붙였다.

이에 지난 15일 기준 달러 대비 유로 환율은 1.0821달러에 그쳤고, 장중 최저 1.07달러까지 내려서는 등 2020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또 다른 안전자산 통화인 엔화도 일본 정부의 경고성 발언과 물가상승압력에도 불구하고 일본은행의(BOJ)의 완화정책 유지 기조에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 달러당 126엔대까지 올라서는 등 엔화 가치는 약 20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번 주 주요 이벤트는 부재하나 연준 주요 인사들의 발언은 외환시장 내 변동 흐름을 가져올 수 있다. 오는 19일 대표 매파 위원으로 꼽히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준 총재를 시작으로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총재 등이 발언한다. 이어 오는 22일에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베일리 영란은행(BOE) 총재, 라가르드 ECB 총재 등의 연설이 예정돼 있다.

반대로 중국의 경기부양 의지는 원·달러 환율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중국내 코로나 재확산 추이가 상당해 경제성장률 목표치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점과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의 생산자물가가 여전히 높다는 점에선 하방압력이 상당하나, 이에 중국은 오는 20일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재차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

무역수지 적자 가능성 등 국내 펀더멘탈에 대한 이슈도 우려 요인으로 꼽히나, 이같은 인플레이션 우려 요인은 상당폭 외환시장 내 반영돼 추가 달러 강세를 견인하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코멘트]

▲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달러·유로 환율이 지난 2020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1.081달러 수준까지 하락한 가운데 유로화가 추가 하락 여부가 주목되는 한 주다. 다소 숨고르기 중인 미국 국채 금리의 추가 상승여부와 함께 우크라이나 변수가 여전히 유로화 흐름을 좌우하겠지만 오는 24일 프랑스 대선 결과 역시 유로화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라는 점에서 주목되는 이벤트다.

중국 인민은행의 통화정책과 관련된 시장의 반응도 위안화는 물론 원화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5일 인민은행이 지급준비율을 0.25%p 인하했고, 오는 20일 정책금리 역시 인하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인민은행의 통화완화정책이 본격화하고 있다. 하지만 지준율 인하 폭이 시장 기대치(0.5%p 인하)를 하회하는 등 예상보다 인민은행이 통화완화정책이 적극적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현 통화정책만으로 중국 경기의 우려 목소리를 잠재우기는 어려워 위안화 약세가 원화의 약세 요인으로 이어질 수 있다.

▲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 1211~1232원

세계 주요국들의 물가 대응 의지가 강해지고 있다. 지난주 캐나다, 뉴질랜드, 한국 등 주요 중앙은행들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미국 내 물가 정점 인식이 확대되고 있으나, 여전히 높은 물가 수준이 상당기간 이어질 것을 보이는 만큼 외환시장은 여전히 긴축 재료에 민감히 반응할 전망이다.

코로나 직후 미국 금융상황지수는 꾸준히 하락하며 완화적 유동 상황을 방증했다. 통화정책 정상화 경계가 반영되던 지난해 4분기 이후에는 금융상황지수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달러 지수의 상승 흐름이 지속됐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이후 달러지수는 6%가량 상승했는데, 이중 상승분의 60% 이상을 유로화 약세가 기여했다.

즉, 상대적 관점에서 긴축 전망의 차이가 달러화 강세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과 독일의 실질금리차(10년물 국채금리-기대인플레이션 차)는 지난해 말 0.93%p에서 현재 1.89%p로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유로존도 물가 대응 필요성을 높였으나, 경기 둔화 우려 속 운신의 폭은 미국 대비 제한적일 전망이다. 적어도 5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까지 미국 외 지역과의 통화정책 전망 차별화에 대한 경계감이 달러에 지지력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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