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기에 상승세 탄 예·적금 금리···차주 '이자폭탄' 부담도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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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국민·하나·농협銀, 최대 0.40%p↑
3년 만에 정기예금 평균 금리 연 2%대
한은, 주담대 금리 최고 7%대 도달 전망
은행 고객들이 국민·하나은행 등의 자동화기기(ATM)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서울파이낸스)
은행 고객들이 국민·하나은행 등의 자동화기기(ATM)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서울파이낸스)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은행권이 예·적금 금리 인상에 돌입했다. 주요 시중은행 예·적금 금리가 최대 0.40%포인트(p)씩 상승하면서 시중자금이 은행으로 쏠리는 '역머니무브' 현상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를 바라보는 차주의 속내는 복잡하다. 수신금리가 오르면 은행권의 자금 조달비용이 상승하는 만큼, 대출금리 추가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에서 급전을 빌린 대출자들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은 최근 예·적금 금리를 최대 0.40%p 올렸다. 한국은행이 지난 14일 기준금리를 연 1.50%로 0.25%p 인상한 데 따른 것이다.

가장 민첩하게 움직인 곳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가장 먼저 정기예금, 적립식예금 36종의 금리를 이날부터 최대 0.40%p 올린 데 이어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이 각각 최대 0.40%p, 0.35%p 인상에 나섰다.

NH농협은행은 오는 19일부터 정기예금과 적립식예금 상품 금리를 0.25~0.40%p 인상한다. 우리은행도 수신금리 인상을 검토 중이다.

은행들의 예·적금 금리 인상폭은 기준금리 인상폭(0.25%)을 웃돈다. 치솟는 대출금리에 비해 수신금리 인상은 더디다는 비난 여론이 거센 데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예대금리차 공시제도' 도입을 공약하면서 압박 수위가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은행들은 지난 1월에도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직후 수신금리를 최대 0.40%p 올린 바 있다.

그 결과 은행의 정기예금 가중평균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지난해 5월 0.92%에서 지난 2월 1.92%로 1.00%p 올랐다. 수신금리 인상 흐름이 이어질 경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3년 만에 연 2%대로 올라설 수 있을 전망이다.

대출금리가 뛰는 속도나 폭에 비해 더디다는 지적은 여전하지만, 짠테크족들에게 수신금리 인상은 희소식이다. 특히 투자처 실종으로 소비자들이 빚투(빚내서 투자)를 멈춘 시점에서 은행에 모이는 돈은 더욱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다. 위험자산인 주식시장보다는 안전자산인 은행 예·적금으로 돈이 이동하는 움직임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역머니무브 현상은 이미 숫자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말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659조4863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4조5504억원 늘었다.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되는 요구불예금의 경우 710조6651억원으로, 3개월 새 증가세다.

문제는 예금자들과는 달리 차주들의 부담은 한층 가중될 것이란 점이다. 예금금리가 오르면 자금조달비용지수(코픽스·COFIX)와 대출 금리가 순차적으로 오르게 된다. 예금금리 상승이 변동형 주담대 금리와 연동되는 코픽스를 올려 주담대 금리 상승압력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한은이 올해 말까지 기준금리를 2%대로 올릴 경우 예·적금 금리 인상과 함께 주담대 금리가 최고 7%대에 도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현재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이날 기준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연 3.90~6.38%로 지난해 말(연 3.60~4.97%)보다 금리 상단이 1.4%p 이상 뛰었다. 같은 기간 주담대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연 3.71~5.07%에서 연 3.42∼5.34%로 상단이 0.27%p 높아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금리에 비해 예금금리가 낮다는 불만 등을 의식해 예·적금 금리 인상폭이 기준금리 인상폭보다 크게 결정됐다"며 "기준금리 인상은 수신금리가 먼저 오르고 뒤이어 대출금리가 인상되는 수순이기 때문에 대출금리는 추세적으로 계속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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