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한국 정부의 방역 조치와 관련해 완화 속도가 느리다고 지적했다.
2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조 회장은 전날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정부가 항공 여객을 대상으로 한 방역 조치를 해제해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향후 3개월 동안의 (항공편) 예약이 꽉 찼지만, 승객 수 제한으로 항공편을 증편할 수 없다"며 "한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완화가 너무 느리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수송 능력의) 80% 또는 90%의 승객을 받아야 하지만 현재는 25%이고, 더 많은 항공권도 판매할 수 없다"며 "정부가 (국경을) 개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람들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 휴양지로 나가기를 원한다"며 "한국으로 입국하는 모든 승객을 대상으로 유전자 증폭(PCR) 검사를 의무화한 것은 '난센스'(Nonsense)"라고 지적했다.
조 회장은 양대항공사 통합과 관련해서도 "대한항공은 충분히 확장하지 못했고 글로벌 경쟁은 심해지고 있다"며 "합병은 기회이자 생존을 위한 단계이고, 한국은 지금처럼 9개의 항공사를 보유할 여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사태 동안 미국으로 수십억 개의 마스크와 진단키트 등을 운송한 사실을 언급하며 미국의 경쟁 당국이 합병에 대해 호의적인 입장을 보일 것을 기대했지만 현재까지 결합 승인이 나지 않는 점은 아쉽다고 전했다.
조 회장은 "아시아나항공과 통합하면 (미국에서) 동남아와 중국으로 가는 소비자들이 이득을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홍콩의 엄격한 입국 제한 조치로 대한항공이 화물 사업에서 반사 이익을 얻었다는 점도 인정했다.
조 회장은 "대한항공은 (홍콩으로부터) 많은 화물 사업을 가져왔다"며 "많은 사람이 지금도 홍콩행을 피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과거처럼 홍콩이 다시 화물 사업의 이득을 가져갈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