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월풀 꺾고 1위 달성 LG전자, 올해 격차 더 벌린다
[초점] 월풀 꺾고 1위 달성 LG전자, 올해 격차 더 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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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관리기·전자식 마스크 등 신가전 집중
올해 R&D, 시설 투자액 4조원대로 상향
LG 트윈타워 전경 (사진=LG전자)
LG 트윈타워 전경 (사진=오세정 기자)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LG전자가 올해 1분기 세계 생활가전 시장에서 미국 월풀과 1조3000억원 이상 격차를 벌리며 매출 1위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는 올해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도 초격차 확대를 위해 사상 최대 투자를 집행하는 것은 물론, 신가전을 통해 미래 먹거리 발굴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1분기 생활가전에서 매출 약 7조7600억원으로 글로벌 생활가전 시장 1위를 기록한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약 6조4103억원(53억2000만달러)의 매출을 거둔 것으로 추정되는 월풀보다 1조3500억원가량 많은 수준이다. 두 회사의 분기 매출이 1조원 넘게 차이 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월풀에 3553억원 뒤져 2위로 밀려났다가 올 1분기 1위 자리를 탈환했다.

LG전자는 2010년대 초부터 북미와 유럽 등 선진 시장에 프리미엄 제품을 꾸준히 내놓으며 브랜드 영향력을 확대해 왔다. 절대적 소비 규모가 큰 북미와 유럽 등 선진 시장을 겨냥해 '고효율 대용량 기술'을 앞세운 프리미엄 제품을 선보인 것이다. 

특히 2020년 초부터 이어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프리미엄 생활가전 황금기가 도래한 점도 LG전자 매출 확대에 주효했다. LG전자 내부에선 글로벌 판매 예약 추이 등을 감안하면 2분기에도 비슷한 격차로 1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본다.

LG전자는 올해도 기존 프리미엄 가전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신가전 발굴 및 출시를 통해 시장 확대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일찍부터 LG전자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가전제품을 꾸준히 선보이며 신시장을 개척해 왔다. 세계 최초의 의류 관리기 '트롬 스타일러'를 비롯해 캡슐형 수제맥주제조기 '홈브루'와 탈모치료 의료기기 '프라엘 메디헤어', 식물생활가전 '틔운', 통증 완화 의료기기 '메디페인' 등이 대표적이다. 올해 1월 들어선 고객이 원하는 기능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업(UP) 가전' 제품군을 출시하며 가전업계에 새로운 화두를 제시하기도 했다.

업계에선 LG전자가 올해 중 신발관리기 ‘슈 스타일러’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앞서 LG전자는 지난해 4월 특허청에 '슈 스타일러'라는 이름으로 상표 출원을 완료하고, 신제품 정보를 공개했지만 아직까지 모습을 드러내고 있지 않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는 지난해 5월 '비스포크 슈드레서'를 선보이며 신발관리기 시장을 선점한 상황이다. LG전자는 빠른 시일 내 기능을 보완·추가한 뒤 시장에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0년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0'에서 첫 선을 보인 전자식 마스크의 국내 진출 여부도 주목된다. LG전자는 전자식 마스크 공개 이후 홍콩, 대만, 스페인, 태국 등 해외 시장에 출시했지만 국내 출시는 당국의 규제에 막혀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이 '전자식 마스크 제품 예비 안전기준'을 마련함에 따라 국내 출시가 가능해진 만큼 이르면 올해 상반기 내에 제품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 밖에 반려동물의 털을 말려주거나 털어주는 '펫 드라이룸' 시장과 함께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프리미엄 헤어 드라이어·전기 주전자·블렌더 등 소형가전 시장에 진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관련 특허를 꾸준히 출원하며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미래 먹거리 발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LG전자는 올해 사상 최대 수준의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다. LG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생활가전 사업과 전장 사업을 중심으로 총 4조3000억원의 연구·개발(R&D) 비용을 투자할 예정이다. 이는 역대 최대치였던 지난해 투자액(3조6045억원)을 크게 뛰어넘는 규모다. 

올해 설비 투자도 전년(3조1826억원) 대비 34.9% 늘어난 4조2965억원을 집행할 계획이다. 이는 오스트리아 차량용 헤드램프 업체 ZKW 인수 등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던 지난 2018년 4조9114억원에 이어 두 번째 규모다. ZKW 인수를 제외한 일반 투자 규모로는 사상 최대 수준이다. 이 중 가장 중점을 둔 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A) 부문 설비투자는 8519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집행됐던 투자금 대비 9.4%가량 늘었다.

LG전자의 설비 투자액수는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3조원대에 머물러 왔다. 올해에는 설비 투자액을 4조원대로 상향하면서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결한 블록체인, 의료기기 등 신사업 확장에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김양재 다올투자증권 관계자는 "LG전자는 신가전, 전장, 로봇 등 신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면서 전통적인 가전업체와 차별화를 기대하고 있다"며 "이미 신가전 매출 비중은 15%까지 늘어났고, 전장과 로봇 역시 2023년 이후 매출 성장 본격화가 예상되며 실적이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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