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퇴직연금에 부는 변화의 바람
[전문가 기고] 퇴직연금에 부는 변화의 바람
  • 김은혜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연구원
  • choa109@seoulfn.com
  • 승인 2022.04.22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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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혜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연구원

연금은 오랫동안 '지키는' 자산이란 인식이 강했다. 노후를 위한 최후의 보루로써 절대 잃어서는 안 되는 자산이었다. 이러한 연금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연금은 '늘려가는' 투자의 대상으로, 더 나아가 은퇴를 앞당겨줄 수 있는 수단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리고 그 변화의 중심에는 퇴직연금이 있다. 

사실 퇴직연금제도가 도입되기 전까지만 해도 퇴직금은 투자의 영역이 아니었다. 퇴직 전 평균급여와 근속기간에 따라 퇴직금이 결정되었기 때문이다. 퇴직연금제도는 크게 퇴직연금 DB(확정급여)형과 DC(확정기여)형으로 구분되는데, DB형 가입자도 크게 고민할 것이 없다. 기존 퇴직금 방식과 동일하게 정해진 퇴직급여를 받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DC형 가입자는 투자의 영역에 한 가운데 있다. 가입자 본인이 퇴직연금을 직접 운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급여수준과 근속년수가 동일한 입사동기라도 투자 결과에 따라 퇴직연금 계좌 잔고가 크게 달라질 수 있는 셈이다. 따라서 퇴직연금 DC형 가입자는 연금가입자를 넘어 연금투자자의 역할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2020년 기준 퇴직연금 가입자 2명 중 1명은 DC형(50.2%)인 것으로 나타났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DB형 가입자(57.4%)가 DC형 가입자(40%)보다 더 많았다. 저금리 기조와 직접 투자에 대한 관심 증가에 따른 가입자가 직접 운용할 수 있는 DC형으로 가입자 이동, 퇴직연금제도 신규도입기업의 DC형 제도 선택에 따른 신규가입자 증가가 DC형 가입자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DC형 가입자 증가는 곧 퇴직연금 시장에서 개인의 운용 재량권이 확대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퇴직연금 DC형 가입자가 크게 늘면서 퇴직연금계좌 수익률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럽게 높아지고있다. 이러한 인식 변화는 퇴직연금 운용 방식 변화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2021년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현황 통계'에 따르면 퇴직연금 전체 적립금에서 주식, 펀드와 같은 실적배당형으로 운용되는 적립금이 2016년 10조원에서 2021년 40조2000억원으로 최근 5년간 4배 규모로 크게 늘어난 것이다. 특히, 실적배당형 상품 내에서도 주식형펀드 비중이 크게 늘며 주식형 운용규모(16조5000억원)가 최초로 채권형(15조4000억원)을 넘어섰다.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를 위한 연금시장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무엇보다 가입자 스스로 퇴직연금 운용에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원리금보장형상품에 편향돼 있다면 매년 조금씩 단계적으로 실적배당형상품 비중을 늘려가며 나에게 맞는 투자방식을 찾아가야 한다. 연금자산관리에는 긴 호흡이 필요하다. 짧은 시간에 해결하려 하기 보다 차근차근 준비해 간다면 연금만으로도 든든한 노후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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