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금융, 분기 순이익 5조 첫 돌파···KB-신한 '리딩뱅크' 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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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기순익 5조2362억···전년比 14.6%↑
대출 늘고 금리 오르자 이자이익 '쑥'
증권 등 비은행 없는 우리금융 약진
(왼쪽부터) 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그룹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왼쪽부터) 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그룹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국내 5대 금융지주가 견조한 대출 실적과 금리 상승에 힘입어 올해 1분기 5조원을 넘는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대부분의 금융지주사가 분기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하면서 순이익 규모도 전년 동기(4조5691억원) 대비 14.6% 증가했다.

5대 금융의 호실적은 이자이익이 대폭 늘어난 결과다. 대출자산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금리가 치솟으면서 이자마진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특히, 이자이익이 주식시장 침체 등에 따른 비은행·비이자이익 부진을 모두 만회했는데, 비은행 부문의 약진이 두드러졌던 지난해와 상반된 분위기다.

또 올해 비은행 계열사들이 전반적으로 부진을 기록하면서 비은행 계열사가 적은 우리금융그룹의 약점이 오히려 강점으로 작용된 상황이 펼쳐졌다.

◇5대금융 이자이익만 11조···'이자장사' 지적도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그룹의 올해 1분기 합산 당기순이익은 5조2362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14.6%(6671억원) 늘었다. 금융사별로 보면 △KB금융 1조4531억원(전년比 14.4%↑) △신한금융 1조4004억원(17.49%↑) △하나금융 9022억원(8%↑) △우리금융 8842억원(32.5%↑) △농협금융 5963억원(1.3%↓) 등을 시현했다.

이 중 KB금융과 신한금융, 우리금융이 분기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한 가운데, 리딩뱅크 지위는 KB금융에 돌아갔다. 리딩뱅크 맞수 신한금융과의 순이익 차이는 527억원으로 향후 두 금융그룹 간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1분기 호실적의 일등공신은 이자이익이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8월과 11월에 이어 올해 1월 세 차례(3월 기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상한 데다 글로벌 긴축 등에 따라 시중금리가 치솟으면서 올해 5대 금융이 이자로 벌어들인 수익만 11조3388억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9조7585억원)와 비교해 16.19%(1조5803억원) 늘어난 규모다.

그룹별 이자이익 규모를 보면 △KB금융 2조6480억원(전년比 18.6%↑) △신한금융 2조4876억원(17.4%↑) △하나금융 2조203억원(17.3%↑) △우리금융 1조9880억원(22.7%↑) △농협금융 2조1949억원(6.3%↑) 등이다.

이자이익의 큰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은행 계열사들도 대부분 두자릿수 성장에 성공했다. 특히, 은행들은 대출총량 규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규제 강화로 둔화됐던 가계대출 부문을 기업대출로 모두 만회하면서 견조한 대출 성장세를 유지했다.

KB국민은행은 1분기 977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41.9% 개선됐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31.5% 오른 863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하나은행은 15.9% 증가한 6671억원, 우리은행은 29.4% 오른 7620억원, 농협은행은 8.9% 오른 4463억원의 순이익을 각각 시현했다.

반면, 비은행·비이자이익 부문은 전반적으로 부진했고, 계열사별로 이익 개선세 차이도 컸다. 비이자이익이 부진한 가운데 이자이익으로 큰 폭의 실적 개선에 성공하면서 금융그룹들은 대출 고객을 대상으로 이자장사를 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비은행 계열사 부진, 우리금융엔 호재···M&A 검토

5대 금융 가운데 우리금융의 순이익 성장세가 가장 가팔랐던 것은 비은행 계열사가 적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해 주식시장 침체 등으로 그룹 비은행 계열사들의 실적이 지난해와 비교해 전반적으로 부진했던 탓에 은행 의존도가 높은 우리금융이 오히려 이익을 본 셈이다. 증권, 보험 등 비은행 핵심 계열사가 없었다는 것은 그동안 우리금융의 약점으로 평가돼 왔다.  

비은행 가운데서는 증권사의 부진이 컸다. 주식시장 침체로 증권거래대금이 감소한 영향이다. KB증권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48.3% 감소한 1143억원을, 신한금융투자는 37.8% 줄어든 1045억원을 기록했다. 하나금융투자와 NH투자증권은 12.8%, 60.2% 감소한 1193억원, 102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각각 기록했다.

다만, 우리금융은 성장 모멘텀 확보를 위해 증권사 등 비은행 계열사 인수합병(M&A)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이날 오후 열린 우리금융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이성욱 최고재무책임자(CFO)는 M&A 계획과 관련해 "증권사가 그룹 시너지를 내기에 가장 크고, 벤처캐피탈(VC)도 핵심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우선해 고려하고 있다"며 "중장기적인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매입보다는 비은행 M&A가 먼저"라고 밝혔다.

이 밖에 다른 금융그룹 증권 계열사들도 투자은행(IB) 등 수익 다변화를 통해 증시 침체에 따른 실적 부진을 만회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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