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 강달러 속 미 1분기 성장률 '주목'···고점 상단 테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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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빅스텝 넘어 75bp 금리 인상 가능성 언급
유로화·엔화 약세에 상하이發 중국 경기 리스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사진= 플리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사진= 플리커)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이번 주(25~29일) 원·달러 환율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더욱 강력해진 긴축 메시지 속 글로벌 강(强)달러에 따른 상향 돌파 움직임이 예상된다. 연준이 '매파'(통화긴축 선호) 기조로 읽히는 빅스텝(0.5%p 금리인상)을 넘어서는 분위기인 데다, 유로화·엔화 모두 약세를 보이고 있다. 위안화 역시 상하이 봉쇄 여파로 경기둔화 우려가 확대되면서 환율 상승을 지지하고 있다.

다만, 긴축 강화 모멘텀이 부재하다는 점과 서방국들의 경기 침체 우려, 국내 외환당국의 경계감 등은 오름폭을 일부 되돌릴 재료로 풀이된다.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거래일(1239.0원) 대비 8.2원 오른 1247.2원으로 거래되고 있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4.4원 갭업한 1243.5원으로 개장해 오전중 레벨을 계속 높여갔다. 특히 이날 오후 1시 기준 1247원대 레벨은 지난달 15일 기록한 연중 최고치(1242.8원)를 웃돈 것은 물론, 장중 고가 기준으로 2020년 3월24일(1265.0원) 이후 2년 1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이처럼 환율이 높게 올라선 데에는 무엇보다 연준의 긴축 기조가 한 층 더 강화된 데 있다. 특히 이번 주 원·달러 환율은 내달 3~4일 열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시장이 진정되기보다는 큰 변동성 장세가 예상되는 것은 물론, 연준의 강력한 긴축 메시지에 상단 고점을 시험해 볼 전망이다.

최근 연준 안팎에서는 강력한 긴축 신호로 읽히는 '빅스텝'(50bp 금리인상)을 넘어서는 긴축 메시지가 이어졌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한 차례 이상의 빅스텝도 가능하다고 언급했으며, 제임스 블라드 세인트루인스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빅스텝을 넘어 한 번에 75bp의 금리인상도 가능하다는 의중을 전했다. 또한 데일리 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아직 정점을 통과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물가상승압력이 계속 확대되자 일주일 새 연준의 긴축 기조 메시지 수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사실상 5월 FOMC 회의에서는 빅스텝이 기정사실화됐으며, 이어지는 6~7월 FOMC 회의에서는 연준이 무려 75bp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 투자사인 노무라증권은 "임금과 물가의 악순환적 상승을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신속히 중립금리 수준으로 올리려면, 시기를 더욱 앞당겨야 할 것"이라면서 6~7월 75bp 금리인상을 전망했다.

이에 반해 미국을 제외한 세계 주요국들은 자국 내 경기 여건이 받쳐주지 못할 것이란 전망에 쉽사리 통화긴축 기조를 강력히 내세우지 못하고 있다.

달러의 가장 강력한 대항마인 유로화와 엔화도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BOJ)은 나날이 매파 기조가 강해지는 연준과 달리, 비교적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엔화의 경우 추가 약세를 방어하기 위해 미국과 협력을 시사하고 있는 상황이며, 유로화 역시 이달 유로존 구매관리자지수(PMI) 깜짝 반등에도 약세 심리를 되돌리지 못했다. ECB는 세계 중앙은행 가운데 가장 신중한 중앙은행으로 꼽힌다.

중국 경기 둔화 우려도 여전하다. 중국 경기 경착륙 리스크가 부각되고 경기 부양책에 대한 실망감은 위안화 가치를 큰 폭으로 떨어뜨렸다. 이에 지난주 역외 달러 대비 위안화의 가치는 2.3% 하락해 지난해 8월 이후 위안·달러 환율이 처음으로 6.5위안을 넘어섰다. 상하이 봉쇄발 경기 타격에 중국 인민은행의 미온적 경기부양 기조가 위안화 약세를 더욱 부각시켰다.

단기적 대내 펀더멘탈도 원·달러 환율 약세를 지지한다. 우리나라의 이달 1~20일 수출은 전년 대비 17% 증가했지만, 에너지 가격 급등세에 수입은 더욱 크게 증가했다. 이에 무역 적자는 52억달러를 기록하면서 1년 전 20억3000만달러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이 역시 달러 수급 측면에서 원화 약세 압력을 확대하는 재료이며, 코로나19 이후 무역수지와 원화 간 상관계수는 더욱 뚜렷해지고 있는 추세다.

다만 이주 공개될 경제지표는 달러 강세폭을 제한할 수 있다. 오는 28일 발표될 예정인 미국 1분기 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6.9%)와 비교해 큰 폭으로 둔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코로나 재확산 및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영향으로 블룸버그와 로이터통신은 1.0%를, 애틀란타 연은은 1.3%를 전망치로 제시했다. 전쟁 장기화 부담 및 공급망 둔화 우려가 지속되는 등 경기 둔화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 지속과 그에 따른 긴축 부담 완화는 원·달러 환율의 최근 오름폭을 되돌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높아진 환율 레벨에 따른 외환당국의 경계감도 오름폭을 소폭 되돌릴 수 있는 재료로 꼽힌다.

[다음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코멘트]

▲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외환시장은 연준의 금리정책이 가장 중요한 이슈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며, 빅스텝을 넘어 75bp 인상론이 확산되고 있음이 재차 달러 강세에 탄력을 강화시키고 있다. 상하이발(發) 공급망 차질 우려 등에 따른 물가 정점 시기 지연 전망도 연준의 매파적 통화정책 우려를 확산시키고 있다.

위안·달러 환율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상하이 장기 봉쇄로 촉발되고 있는 중국 경기 불안이 진정되지 못할 경우 위안화 가치의 추가 하락도 불가피할 전망이며, 이는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 요인이다. 달러와 위안화가 동시에 원화 약세 요인으로 대두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전고점을 돌파할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국내외 경제 펀더멘탈을 고려할 때 원·달러 환율의 급격한 추가 상승보다 아직은 제한적 상승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며 정부의 스무딩오퍼레이션 정책도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 1225~1240원

현재 글로벌 경기 상황은 미국과 비(非)미국 간의 구도로 볼 수 있다. 유로존은 러시아발 전쟁 타격이 더 큰 탓에 ECB의 긴축 속도 조절이 불가피해 보인다. 일본은 긴축 얘기가 요원해 엔화 가치는 달러 대비 20년래 최저 수준이다. 중국은 코로나 봉쇄로 경기 둔화 우려가 심화된 탓에 통화정책 기조를 완화적으로 선회하고 있다.

교역 측면에서도 보면 미국 수입 모멘텀이 주요 아시아 신흥국(중국·한국·대만) 수출 모멘텀을 웃돌고 있다. 해당 시기 달러 지수의 방향성을 대체로 강세를 보여왔으며, 이머징(신흥국) 통화에 비우호적 환경이 지속될 전망이다.

코로나 이후 최근 무역수지와 원화가치의 상관계수가 뚜렷해지는 양상도 있다. 지난해 이후 우리나라 무역수지와 원화 가치 상관계수는 0.89로 상승했다. 무역 적자 흐름 속 연준의 긴축 경계감은 원·달러 환율에 상방 압력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레벨 부담에 상승 속도는 제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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