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강달러에 1250원도 뚫린 원·달러 환율···상단은?
[초점] 강달러에 1250원도 뚫린 원·달러 환율···상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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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1250.8원 마감···2년 1개월 만에 최고치
당국 구두개입도 '무위'···악재 겹겹 '예측불허'
26일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서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26일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서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원·달러 환율이 1250원마저 뚫었다. 미국의 강력한 긴축 기조 아래 세계 주요국 통화들이 힘을 쓰지 못하면서 일방적인 달러 강세가 계속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환율의 상단을 예측하기 어렵다며, 내달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강한 변동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2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0.9원 올라선 1250.8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3거래일 연속 고점 경신은 물론, 종가 기준 코로나19가 본격화하던 지난 2020년 3월23일(1266.5원) 이후 2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장중에는 1251.2원까지 상승해 전거래일(1250.1원) 기록한 장중 연중 최고 기록도 넘어섰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0.4원 내린 1249.5원으로 개장해, 오전 장중에선 위안화 약세가 과도했다는 관측과 원·달러 환율 고점 인식에 따른 네고(달러 매도) 물량도 풀리면서 1245.3원까지 내렸다. 그러나 오후 들어 외인 비드 및 커스터디(수탁) 물량 등에 숏커버 물량까지 등장해 1250원을 뚫어냈다.

호재는 없고 악재만 쌓이고 있어 섣불리 상단을 예측하기도 어렵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월 첫 금리인상에 나섰을 때 향후 금리인상 경로를 밝히면서 시장 내 위험회피 심리가 선반영됐다는 관측이 제기됐고, 시장에도 곧 안정화가 찾아올 것이란 기대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이후 연준 안팎으로 '빅스텝'(0.5%p 금리인상)을 넘어 '자이언트스텝'(0.75%p 금리인상)까지 언급되면서 금융시장에 패닉이 일고 있다.

달러의 대항마인 유로화·엔화 모두 경제 펀더멘탈 이슈로 힘을 내지 못하는 가운데 단기간 내 끝날 것이라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장기화하고 있다. 중국 상하이에서 시작된 코로나19 봉쇄 조치 역시 중국 당국의 무관용 원칙 아래 길어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을 4.8%에서 4.4%로 낮췄고, 이날 인민은행은 위안화의 달러 대비 기준 환율을 전거래일보다 0.0681위안 올린 6.5590위안으로 고시했다. 엔화 역시 달러 대비 127.9엔대로 전거래일보다 소폭 하락(엔화 가치 절상)했으나, '엔저(低)' 현상이 이어졌다.

여기에 통상 4월은 배당이 진행됨에 따라 외국인들이 국내에서 원화를 환전해 해외로 옮기는 수요까지 맞물리면서 일방적인 달러 강세가 계속되고 있다. 이에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화지수(달러인덱스)는 101.9선까지 올라선 상황이다. 이는 지난 2020년 3월 이후 2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날 외환당국의 구두개입성 발언도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한 은행권 외환 딜러는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나홀로 약세라고 한다면 외환당국이 적극적으로 제어 및 개입에 나설 수 있지만, 최근 상황은 원·달러 환율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오름폭이 과도하다는 이유 외에는 개입할 수 있는 여지도 마땅치 않다"고 말했다.

이어 "1250원을 넘어서는 경우가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두 차례에 불과할 정도로 과거 레퍼런스로 삼을만한 시기가 많지 않다"면서 "기술적으로 접근해 본다면 1260원대가 상단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고점은 상당히 근접해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어디까지나 기술적으로 접근하는 것으로, 현재로써는 어디까지 올라설 것인지 알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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