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기후리스크, 기존 리스크와 통합 관리가 관건"
보험업계 "'기후리스크, 기존 리스크와 통합 관리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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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보험사 보험금 지급 규모·자산운용 등에 영향 확대
"리스크 관리, 회사 전반적인 지배구조 체계 아래 이뤄져야"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유은실 기자] # 작년 여름 기온이상 현상으로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 등 서유럽 국가에서 2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비슷한 시기에 미국, 캐나다 등 북미지역은 한 달 넘게 폭염과 초대형 산불로 몸살을 앓았다. 대신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작년 한 해 자연재해로 인한 글로벌 보험사 손실액은 1300억달러로 추정된다. 한화로는 163조원이 넘는 규모다.

기후변화와 이상기온 현상이 전세계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보험산업도 기후리스크를 기존 리스크관리 범주 내에서 우선 고려하면서 이후 리스크관리 시스템에 대한 검토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기후리스크와 다른 리스크 요인의 상호작용을 식별, 측정해 적절히 관리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보험연구원은 29일 '기후위기와 보험산업' 세미나를 열고 보험산업의 기후 리스크 관리 방안과 기회요인에 대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한재준·이민환 인하대학교 교수들이 발표를 진행했고 이승준 보험연구원 연구위원, 김종대 인하대학교 교수, 정윤성 DB손해보험 수석 등 학계와 보험업계 관계자들이 토론에 참여했다.

한재준 교수는 "기후리스크가 보험회사 비즈니스에 미칠 영향을 기존 리스크관리 시스템에서 통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리스크관리와 내부통제에 대한 회사의 전반적인 지배구조 체계 아래 기후리스크 관리가 이뤄지도록 해야 적절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후리스크를 어떻게 기존 리스크와 통합할지가 관건인데, 이를 위해서는 기후리스크에 대한 선호도 전략과 목표·한계 설정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또 보험사 내 통제 기능을 리스크관리 부서, 준법감시 부서, 내부감사, 적격성 심사, 아웃소싱 부문으로 나눠 기후리스크와의 상호작용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이사회에서 승인된 리스크 선호도와 기후리스크 관련 운영 결과가 일치하는지 등을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예컨대 내부감사 부서의 경우 리스크관리 부서의 위험관리 프로세스가 기후 리스크를 포함한 모든 중요한 리스크를 고려하고 있는지 등을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험사의 기후변화 관련 정책이 변하면서 보험금 지급뿐 아니라 자산운용에 복잡한 영향을 미치는 '전환리스크'가 추가적으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환리스크는 저탄소 경제 전환으로 인한 탄소가격의 인상, 녹색자산으로 투자자 선호 쏠림 현상으로 투자자산 가격에 거품이 생기는 리스크를 의미한다. 

결국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지급능력 관점에서 기후리스크가 보험회사의 인수 정책과 프로세스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종합적인 리스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스템과 데이터가 있으면, 기후리스크가 보험사 수익의 큰 축인 '자산운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예측하고 이를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

한재준 교수는 "결국 제대로 된 시스템 내에서 통합된 리스크 데이터가 쌓이면 미래지향적 관점을 갖게 되고 시나리오 기법을 사용해 리스크 측정 정확도 높아질 수 있다"며 "부문, 지역, 관할 국가별 투자한도, 화석연료 사용 한도 등에 대한 관리를 수치로 제시할 수 있어야 적절한 관리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토론에 참석한 김종대 교수는 "보험산업의 기후리스크 관리, 활용 방안에서 종합적이고 통합적인 관점이 필요하다면, 정치적 이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기후변화에 대한 세계 각국의 정치적, 정책적 관점이 달라지고 있고 이를 보험사의 기후리스크 전략에도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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