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빅스텝' 폭풍전야···연준의 선택에 쏠리는 눈
美연준 '빅스텝' 폭풍전야···연준의 선택에 쏠리는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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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환율 출렁이는 금융시장···FOMC 5월 '빅스텝' 전망
'자이언트스텝' 가능성 등 FOMC 이후 연준 스탠스 '주목'
예상 부합 시 시장 안정화 기대에도 "경기 침체 불가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사진= 플리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사진= 플리커)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가 다가오자 연일 변동성 장세를 보이던 금융시장이 직전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5월 FOMC에선 '빅스텝'(50bp 금리인상)이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50년 만에 가장 큰 '물가쇼크'가 도래할 수 있다는 우려에 더욱 공격적인 긴축 행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강력한 긴축 행보는 그에 상응하는 경기 침체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 경기 침체 속 물가가 뛰는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5월 FOMC만큼이나, 이후 밝힐 연준의 통화정책 경로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연준은 우리나라 시각으로 오는 5일 새벽 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구체적인 대차대조표 축소(양적긴축, QT)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공공연히 빅스텝 가능성을 밝혔고, 전반부 금리인상에 집중한다는 신호를 내비쳤다. 연준이 금리를 한 번에 50bp(1bp= 0.01%) 인상하는 것은 지난 2000년 5월 이후 22년 만이다.

여기에 연준 안팎으로 '자이언트스텝'(75bp 금리인상)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이에 시장에서는 올해 연말 금리 상단이 기존 예상 경로인 2.5% 수준을 넘어 3%대에 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매우 높게 반영하고 있다. 시장 참여자들의 91%는 연준이 오는 6월 금리를 75bp 인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긴축 속도를 더욱 높이는 연준의 행보에 금융시장도 함께 요동쳤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3일(현지시간) 장 중 한때 3%를 돌파했다. 이는 2018년 11월 이후 3년6개월 만이며, 작년 말 1.5% 수준에서 반년도 지나지 않아 두 배 이상 급등했다. 달러화지수(달러인덱스) 역시 지난달 28일 103.93까지 올라섰다. 이는 2002년 12월 이후 2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며, 현재까지도 103선 중반대의 높은 레벨을 유지하고 있다.

연준이 강한 긴축에 나서는 까닭은 결국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있다. FOMC 직전 공개된 미 3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1년 전보다 6.6% 올라 40년 만에 가장 높았다. PCE는 연준이 금리결정에 가장 주목하는 경제지표 중 하나다. 이미 미국은 41년 만에 가장 높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동월대비 8.5%)을 목격했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현 고(高)물가 상황이 '터널의 끝'인지, '다가오는 기차'인지 구분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쏟아졌다.

그러면서도 미국 경제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은 금리인상을 지지하는 재료다. 1분기 성장률이 코로나 이후 처음 역성장을 보였으나, 축적된 소비여력 및 풍부한 노동공급 등으로 향후 성장세를 지지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에 반해 유럽과 일본, 중국 등은 여전히 경기 여건상 완화적 통화 기조를 이어가고 있고, 성장세도 다소 둔화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연준의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행보에 월가의 반응은 다소 엇갈린다. 이번 FOMC에서 예상 수준에 부합하는 발표가 나올 경우 단기적으로는 불확실성을 걷어내고 금융시장 내 안정이 찾아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경기 침체는 피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글로벌 보험사 알리안츠 경제 고문은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이 경기 침체 위험을 동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준의 강력한 긴축 행보가 심각한 시장 변동성과 경기 침체로 이어지며, 이미 스태그플레이션의 위협이 기본 시나리오로 전환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로저 퍼거슨 전 연준 부의장도 "현재 단계에서 경기 침체는 거의 불가피해 보인다"면서 "내년에 경기침체가 도래할 것이다. 2개분기 정도의 역성장 수준에서 그친다면 선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연준의 긴축정책 목표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것임을 고려할 때, 물가가 진정되기 전까지는 연준의 매파적 움직임이 계속되고, 시장 내 불확실성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FOMC 내 컨센서스가 일치하지 않고, 인플레이션이 '피크아웃'(정점을 찍고 하강)을 통과하고 있다는 점에서 내달 75bp 인상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면서도 "그러나 충분한 인플레이션의 안정 효과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연준의 기조 변화를 기대하기는 상당히 이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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