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사 운명 달린 후판價 인상폭 타결 임박
조선사 운명 달린 후판價 인상폭 타결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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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폭 놓고 막판 조율
(왼쪽부터) 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사진=각 사)
(왼쪽부터) 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조선업계의 올해 실적을 결정 지을 후판(선박에 쓰이는 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 가격이 금주 내로 결정될 전망이다. 

철강사들은 조선사들이 지난해 큰 폭으로 인상된 원자재 가격으로 대규모 손실을 내는 등 어려운 경영 상황인 점을 감안하겠다면서도 글로벌 추세를 어느 정도는 따라가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조선사들이 지난해와 같이 대규모 손실은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사들과 조선사들은 이르면 이날 중으로 올해 상반기 조선용 후판 가격 협상을 마무리할 전망이다.

한 철강사 관계자는 "당초 지난 달 말에 마무리 지으려 했으나 양 업계간 인상폭 관련 입장을 조율하느라 시간이 더 오래 걸리게 됐다"며 "현재 확정 마무리 단계로 빠르면 오늘 마무리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후판은 선박 건조 비용의 20%를 차지하기 때문에 조선사들의 실적에 큰 영향을 끼친다. 앞서 최근 1분기 실적을 발표한 국내 조선 빅3 가운데 2곳인 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글로벌 변수의 영향과 더불어 급등한 원자재 가격에 따른 충당금 설정으로 대규모 적자를 낸 바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매출액 3조 9077억원, 영업손실 3964억원을 기록했으며 삼성중공업은 매출액 1조4838억원, 영업손실 949억원을 냈다. 곧 실적을 발표할 대우조선해양도 비슷한 규모의 손실을 낼 것으로 증권가는 전망하고 있다.

철강사들은 조선사 상황을 이해한다면서도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글로벌 추세에 따라가지 못하면 부담이 커지는 만큼 가격 현실화에 나설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중국 칭다오항 기준(CFR) 철광석 가격은 지난 3일 t당 144.08달러로, 최근 오름세가 꺾였지만 연초(122.90)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치다.

앞서 철강사들은 지난해 후판 가격을 상반기와 하반기에 t당 각각 10만원, 40만원을 연달아 올린 바 있다.

10년만에 진입한 슈퍼사이클에도 불구하고 불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조선사들의 목소리가 커지자 철강업계 1위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달 25일 개최된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합리적인 수준에서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아울러 시장에서는 조선사들이 상반기 후판 가격 인상을 피하진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2분기도 적자를 면치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다만 이번 협상에서는 철강사들이 최소한의 인상폭만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조선사들이 지난해와 같은 대규모 적자는 보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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