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VIP 모셔라"···은행권, 비이자수익 확대 승부수
"VVIP 모셔라"···은행권, 비이자수익 확대 승부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하나·신한銀 등 특화점포·서비스 잇따라 선봬
고액 자산가 집중 공략···복합 상담 등 차별화
사진=서울파이낸스DB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시중은행들이 초고액 자산가를 타깃으로 한 각축전에 한창이다. 점포 폐쇄에 속도를 내는 와중에도 VVIP로 분류되는 자산가 전용 점포엔 되레 공을 들이며 우량고객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여기엔 자산관리(WM)를 강화해 비이자수익을 확대하려는 속내가 담겨있다. 초고액 자산가들의 자금을 적극적으로 유치해 이자수익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최근 초고액 자산가의 종합자산관리를 위한 '하나 패밀리오피스&트러스트' 서비스를 출시했다. 하나 패밀리오피스&트러스트는 하나은행이 기존 서비스를 결합해 만든 VVIP 서비스다. 자산규모 300억원 이상인 초고액 자산가나 집안을 대상으로 자산증식, 가업 유지·승계 등을 지원하는 게 핵심이다.

특히 자녀 교육·결혼·가족 모임 등 비재무적 수요를 관리하는 '라이프케어 전담팀', 법률·세무(회계)·부동산 등을 전담할 '자산관리 자문단'을 고객별로 운영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서비스가 우선 제공되는 창구는 클럽원 PB센터와 클럽원 한남 PB센터다. 클럽원은 고액자산가를 위한 하나은행의 자산관리 브랜드로, 향후 일반 PB센터 및 골드클럽으로 서비스 제공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전국 26곳에서 PWM센터를 운영 중인 신한은행은 지난 3월 '상속증여 컨설팅 라운드'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세무전문가가 주축이 돼 부동산·법률·자산관리·신탁 등 각 분야 본부 전문가집단이 솔루션을 제공한다. PWM센터 이용자나 금융자산 10억원 중 신한은행 수신 5억원 이상인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다.

하나은행과 신한은행 외에도 현재 시중은행들은 저마다 WM 특화점포나 차별화된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우리은행의 경우 TCE(자산 30억원 이상)·TCP(3억원 이상) 센터로 자산관리 특화채널을 구분해 운영하고 있는데, 지난해엔 TCE본점센터와 TCP압구정, 이촌센터 등을 추가로 개점했다.

기업금융의 노하우를 활용해 초고액 자산가 전담 거점을 확대, 수준 높은 대면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TCE본점센터에선 고객에게 원스톱 종합금융컨설팅을 제공하는 세무·부동산 분야 전문가 포함 8명의 자산관리 전문 프라이빗뱅커(PB)가 배치돼 있다.

KB국민은행은 전국 31개의 PB센터 운영하고 있는데, 각 센터에선 WM스타자문단의 자산관리 자문 서비스는 물론이고 절세 및 상속·증여 플랜 등을 상담받을 수 있다. 올해 들어 성동구 서울숲센터과 용산구 한남센터를 잇달아 개점하면서 자산가만을 위한 공간 마련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지난해에만 은행권에서 일반 점포 224곳의 문을 닫은 것과는 뚜렷하게 대조를 이룬다.

은행권이 슈퍼리치를 공략하고 나선 것은 이들이 은행 수익에 기여하는 부분이 크기 때문이다. 이자장사에서 벗어나 WM 수수료 수익 등 비이자 수익을 늘리기 위한 전략으로, 대면 서비스를 원하는 자산가들의 니즈에 맞추고자 더 많은 인력을 투입하는 등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상속·증여, 세무·부동산 등 단순 자산관리 형태에서 더 넓어진 사업 영역은 은행의 미래 먹거리로 평가되는 핵심 사업 중 하나다.

VVIP 수요 자체도 늘어나는 추세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지난해 말 발표한 '한국 부자 보고서'를 보면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보유한 이는 2020년 말 기준 39만3000명으로, 전년 대비 10.9% 증가했다. 이들이 갖고 있는 총 금융자산은 2618조원으로 전년도보다 21.6% 급등해 지난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자산가들은 대면 상담을 중심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영업점이나 서비스에 더욱 큰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다"면서 "더구나 투자 규모가 워낙 크다는 점에서 비이자상품 판매를 통한 수수료 수익 증대를 꾀하려면 특화점포 역시 꾸준히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