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보 금감원장 유임설 모락모락, 왜?
정은보 금감원장 유임설 모락모락,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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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범 금융위원장·이동걸 산은 회장 사의 표명
최근 정 금감원장 이례적 행보에 유임설 무게
금융수장 전면 교체에 대한 부담도 유임 가능성↑
정은보 금융감독원장 (사진=금융감독원)
정은보 금융감독원장 (사진=금융감독원)

[서울파이낸스 유은실 기자] 금융위원장를 비롯한 금융권 수장들이 새 정부 출범에 앞서 대거 사의 의사를 밝히면서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 금융권과 인수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임기 시작(10일)에 앞서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지난 5일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달 26일 산업은행을 이끌어 온 이동걸 회장도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새 정권이 들어설 때 금융정책을 담당하는 금융당국과 국책은행의 수장이 교체된 점을 고려하면 예상됐던 시나리오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문재인 정부도 임기를 시작할 당시 금융팀 인사를 새로 꾸렸다. 금융위원회와 산업은행은 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7월과 2017년 9월에 새로운 수장을 맞이했다. 금융위원회와 긴밀한 공조가 필요한 데다 정부의 금융감독 방향성을 알 수 있는 금융감독원도 예외없이 새로운 인사가 단행됐다.

하지만 현재 금융감독원을 이끌고 있는 정은보 원장의 경우 이례적으로 유임 얘기가 나오고 있다. 정 원장이 은행권, 보험권 CEO들과 공식적인 간담회를 갖고 활발하게 활동하는 것은 물론, 현안에 대한 발언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정 원장도 연임 의지를 간접적으로 내비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외부 활동을 최대한 자제해 온 것과는 대조적으로 정 원장은 금융권 인사들과 만남을 지속하면서 금융권 이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히고 있다.

지난 4일 자본시장 관련 임원회의에서 테마주 형성 등 불공정거래에 대해 발언했고, 4월 말에는 외국계 금융회사 CEO와 만나 상시감시를 강조했다. 앞서 지난 3월엔 보험연수원 주최로 열린 보험업계 CEO 간담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해당 간담회의 경우 강연 형식에서 업계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로 바뀐 것을 두고 정 원장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정부 교체 시기엔 금융감독원장이 전면에 나서거나 발언하는 것을 굉장히 조심스러워 했다"며 "정은보 원장이 이례적으로 활동을 많이하는 데는 본인의 연임 의지를 피력하는 의미도 분명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실제로 앞서 금감원은 차기 정부 인수위와 간담회를 가졌다. 통상적으로 금감원의 업무보고가 인수위에서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최근 금리인상, 인플레이션 우려,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시장이 전반적으로 불안정하다는 점도 유임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금융정책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인데 금융위원장, 한국은행 총재, 산업은행 회장에 이어 금융감독원장까지 한꺼번에 교체되면 정책 안정성에 무리가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정은보 원장이 경제관료 출신인 점도 유임설에 힘을 싣는다. 정은보 원장은 행시 출신으로 박근혜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에서 전문위원으로 활동했고 재정경제부와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과 사무처장, 부위원장 등을 거쳐 외교부 한미 방위비분담 협상대사를 역임한 바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감원 내부에서도 유임에 대한 기대가 큰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 원장 취임 이후 검사 체계가 이전과 확 바뀌는 등 정책 변화가 크게 있었고 현안도 산적한 상황이라, 이런 점을 고려해 정 원장이 유임하는 게 업무상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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