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의 수주 호황인데···조선업계, 인력난 심화에 '발동동'
10년만의 수주 호황인데···조선업계, 인력난 심화에 '발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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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조선 빅3. (사진=각 사)
국내 조선 빅3 선박들.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국내 조선사들이 10년만에 돌아온 슈퍼사이클에 진입함에 따라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수주 호황에 웃는 것도 잠시 이를 감당할 인력을 갖추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 모양새다.

13일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국내 조선소 인력은 2014년 말 20만3441명에서 지난해 말 9만2687명으로 줄었다. 

7년 새 54% 급감한 셈이다.

특히 조선업 불황이었던 2016~2017년 생산인력은 전년 대비 각각 17.5%, 34.3% 감소했다. 수주절벽이었던 당시 인건비를 줄여 위기를 극복키 위해 조선소들이 대규모로 구조조정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이때 용접·도장 분야의 전문 기술자들은 수도권 육상 플랜트 사업이나 해외 조선소로 이직한 것으로 협회는 파악했다.

문제는 현재 조선업이 호황기에 다시 접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경력 기술자들이 조선소로 돌아오고 있지 않으면서 인력난이 나날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협회 측은 전직한 분야의 근무 환경과 여건이 조선업보다 낫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조선업은 올해 1분기 전세계 선박 발주량 920만CGT(표준선 환산톤수·259척) 가운데 약 50%인 457만CGT(97척)을 수주하며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한국 조선업이 1분기 수주에서 중국을 제친 것은 지난 2015년(한국 29%·중국 28%) 이후 처음이며 시장 점유율을 50% 넘긴 것 또한 클락슨 리서치가 데이터를 공개하기 시작한 1996년 이래 최초다. 특히 대형 컨테이너선(1만2000TEU급 이상) 38척 중 21척(55%), 대형 액화천연가스(LNG)선(14만m³ 이상)도 37척 중 26척(70%) 수주하는 등 주력 선종에서 절대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서도 LNG선은 영하 163도 이하로 온도를 유지하고 기체로 소실되는 양을 최소한으로 해야 하는데 이러한 기술력을 한국이 독점하고 있어 경쟁국인 중국이 쉽사리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조선업계 내 심화되고 있는 인력난은 살아나고 있는 국내 조선업계의 경쟁력을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협회는 올해 9월 기준 조선 현장의 생산기능인력(협력사 제외)이 4만7000명까지 필요하지만, 현재 인력 수준은 3만8000명대에 머물러 9500명이 추가적으로 투입돼야 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익명 직장 리뷰 앱 블라인드에서는 '회사 내부에서 인력 유출을 막기 위해 차별화된 혜택을 주고 있다'는 게시글이 수없이 올라오기도 했다.

정부도 이 같은 상황을 인식한 듯 조선 분야 인력난 해소를 돕기 위해 관련 특정활동(E-7) 비자 요건을 대폭 개선, 외국 인력 도입을 지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10년만에 불황에서 벗어나 수주 대호황기에 접어드는 등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인데 인력난으로 인해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며 "지금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으로 외국인 노동자들을 채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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