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고객 잡아라"···은행권, 7월 DSR 규제 강화 앞두고 총력전
"기업고객 잡아라"···은행권, 7월 DSR 규제 강화 앞두고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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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은행 기업대출, 1년새 11.7%↑···올해 목표치 4~8%↑
기업여신, 규제 무풍지대···인터넷은행과 치열한 경쟁 예고
한 고객이 은행 대출 창구에서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우리은행)
한 고객이 은행 대출 창구에서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우리은행)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가계대출 확대를 기대하기 어려워진 은행권이 기업부문에서 대출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금리인상 등으로 가계대출 성장에 한계가 있는 만큼, 기업 중심의 대출 영업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3단계를 예정대로 오는 7월에 시행하기로 하면서 은행들은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 기업대출 시장으로 보폭을 더욱 넓힐 전망이다. 다음 먹거리로 기업대출을 겨냥한 인터넷전문은행들의 합류로 시장에서의 경쟁은 격화할 조짐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이 보유한 기업대출(대기업·중소기업·개인사업자 대출)은 572조400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새 11.7%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 증가율 3.5%와 비교해 두드러진다.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이 전년 동기 대비 14.9% 늘어난 153조6000억원으로, 가장 많은 기업대출을 취급했다. 이어 △우리은행 151조4480억원(11.5%↑) △신한은행 138조1078억원(9.3%↑) △하나은행 129조2470억원(10.9%↑) 순이다. 모든 은행의 기업대출이 증가 곡선을 그렸다.

기업대출 규모가 늘어난 것은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관리제 여파로 은행들이 기업대출에서 활로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가계대출을 적극적으로 취급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자, 저마다 기업대출 확대에 나섰다는 얘기다.

특히 DSR 규제 3단계가 시행되는 오는 7월부터는 기업대출에 더욱 집중할 전망이다. 앞서 정부는 개인별 DSR 규제 3단계를 예정대로 시행하기로 했다.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완화 조치와 함께 DSR 규제까지 풀어줄 경우 가계대출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7월부터는 총대출액 1억원이 넘으면 DSR 40%(2금융권 50%) 규제가 적용, 1년 동안 갚아야 할 원금과 이자가 연소득의 40%를 넘을 수 없다. 이때 총량규제와 LTV, DSR 규제 등 제약이 많은 가계대출과 달리 기업대출은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더구나 금리인상기가 본격화하면서 가계대출 수요가 연일 줄어드는 반면, 기업대출은 회사채 대신 은행 대출을 선호하는 수요가 뒷받침되며 영업환경도 좋아졌다. 은행들이 기업대출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올해 기업대출 목표 증가액을 약 36조원으로 설정한 4대 은행은 기업대출 확대로 수익성을 방어하겠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인 증가액(증가율) 목표치는 국민이 10조4000억원(7%), 신한 10조2000억원(7~8%), 우리 9조5000억원(8%), 하나 5조7000억원(4~5%) 등이다.  

인터넷전문은행 역시 기업대출 시장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금융 당국이 은행법 시행령 및 감독규정 개정안을 마련하면서 기업대출의 물꼬를 튼 인터넷은행은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상태다.

토스뱅크는 지난 2월 인터넷은행 중 처음으로 개인사업자 대출을 선보였으며, 케이뱅크는 최근 신용보증재단과 손잡고 개인사업자를 위한 100% 비대면 사장님 대출을 출시했다. 올 하반기 개인사업자 대출 출시를 예고한 카카오뱅크까지 합류하면 은행권의 기업대출 시장 장악을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가 오는 7월 예정인 DSR 규제 3단계를 그대로 도입하기로 하면서 올해에도 가계대출 확대를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면서 "가계대출을 조일수록 이를 만회할 수 있는 것은 기업대출인데, 금리상승기로 돈을 빌리려는 기업들이 적지 않아 기업대출 위주 대출 영업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기업대출 시장으로 세를 넓히고 있는 상황에서 시중은행들이 고민하는 지점은 경쟁력 강화"라며 "인터넷은행이 초저금리 수준에다 편리함을 내세우고 있어 기업대출 파이를 뺏기지 않으려는 경쟁이 격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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