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빚 9년만에 줄었다···대출규제·금리상승 여파
가계빚 9년만에 줄었다···대출규제·금리상승 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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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가계신용 1859.4조···전분기比 0.6조 감소
가계대출, 금리 뛰고 주택 거래 줄자 사상 첫 감소
판매신용, 0.8조 증가···전분기比 오름폭 크게 줄어
"상·하방 가능성 모두 열려···민간 소비 지켜봐야"
한 고객이 은행 대출 창구에서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우리은행)
한 고객이 은행 대출 창구에서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우리은행)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우리나라 가계신용이 9년 만에 감소 전환했다. 특히 가계대출은 통계를 편제하기 시작한 지난 2002년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금융당국의 대출총량 관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대출 추이가 감소 전환한 것이다. 당분간 주택매매거래 둔화 영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나, 최근 은행권 가계대출이 다시 증가 전환한 것을 고려할 때 2분기에도 감소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1분기 가계신용(잠정)'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말 가계신용 잔액은 1859조4000억원으로 전분기말(1860조1000억원)보다 6000억원 감소했다. 이는 지난 2013년 1분기(-9000억원) 이후 9년 만에 첫 감소 전환이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까지 더한 '포괄적 가계 빚(부채)'을 말한다.

앞서 가계신용은 사상 최고 수준이었던 지난 2020년 4분기(46조1000억원↑) 이후 △2021년 1분기 36조7000억원 △2분기 43조5000억원 △3분기 34조9000억원 △4분기 17조1000억원으로 집계되는 등 꾸준히 오름폭을 줄여왔다. 전년동기대비 증가율은 5.4%를 기록해 지난해 3분기(9.6%) 이후 3분기 연속 오름폭이 축소됐다.

가계신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계대출이 사상 처음으로 감소한 영향이 컸다. 가계대출은 1분기 1752조7000억원으로, 전분기(1754조2000억원)과 비교해 1조5000억원 감소했다. 이는 관련 통계를 편제하기 시작한 지난 2002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상품별로는 주택담보대출(8조1000억원)이 주택매매거래 둔화 등의 영향으로 전분기(12조7000억원)보다 증가폭이 감소했다. 특히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9조6000억원)의 경우 정부 및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관리, 대출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전분기(-9000억원)보다 감소폭이 크게 확대됐다. 기타대출 역시 통계 편제 이래 처음으로 감소했다.

송재창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이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2년 1분기 가계신용(잠정)'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송재창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이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2년 1분기 가계신용(잠정)'의 주요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송재창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예금은행의 주담대 증가폭이 줄어든 가운데 기타대출의 감소폭이 크게 확대됐다"면서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경우 주담대 증가폭이 줄고, 기타대출이 상호금융권을 중심으로 전분기 증가에서 감소 전환했다. 한편, 기타금융기관에서는 주담대 증가폭이 정책모기지를 중심으로 확대하고, 기타대출이 증권회사 중심으로 증가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1분기 판매신용은 8000억원 증가한 106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조치 등에 따라 여신전문회사를 중심으로 증가했다. 이는 전분기(5조2000억원), 전년동기(2조원) 증가폭과 비교해 오름폭은 크게 줄었다.

다만, 감소세를 보여온 은행권 가계대출이 5개월 만에 오름세로 전환하는 등 2분기에도 가계빚 감소 흐름이 이어질 것인지는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관측이다. 한은이 지난 11일 발표한 '4월중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은 전월보다 1조2000억원 늘었다. 지난해 12월 이후 5개월 만에 증가 전환했다. 지난달 국내 전 금융권 가계대출 역시 4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송 팀장은 "최근 금융기관이 어느 정도 대출을 완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면서 지난달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이 소폭 증가 전환하기도 했다"면서도 "하지만 향후 대출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측면이 있고, 주택매매거래도 당분간 거래가 활발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도 가계신용의 감소세가 이어질 것인지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판매신용 역시 오미크론 확산세가 줄어들면서 3월 이후 늘어나고 있는 모습"이라면서 "2분기 중 민간소비가 얼마나 활성화될 것인지를 지켜봐야 한다. 민간소비가 활성화되면서 카드사용액이 늘어난다면 판매신용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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