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적금 금리 오른다"···투자처 잃은 뭉칫돈, 예금으로 유턴
"예·적금 금리 오른다"···투자처 잃은 뭉칫돈, 예금으로 유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은 기준금리 인상···주요 은행, 예·적금 금리 최대 0.4%p↑
1년 만기 금리 최고 '연 2.30%'···저축은행도 인상행렬 동참
한 저축은행 영업점 모습. (사진=서울파이낸스DB)
한 저축은행 영업점 모습.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주식과 가상화폐, 부동산 시장으로 빠져나갔던 시중 자금이 은행 예·적금 등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는 '역(逆) 머니무브'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주요 국가 중앙은행들의 통화 긴축 정책 등으로 투자자들이 리스크 관리에 나서면서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금융권이 빠른 속도로 금리 인상에 나서는 만큼, 이런 현상은 본격화할 전망이다.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은행)의 정기 예·적금 잔액은 지난 25일 기준 711조179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보다 3.1%(21조1433억원) 늘어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증시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이 67조5307억원에서 59조2138억원으로 12.3%(8조3169억원) 쪼그라든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예·적금 잔액이 늘어난 것은 금리 인상이 계속되면서 주식 등 위험자산보다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이들이 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초만 해도 1% 중반이었던 시중은행들의 저축성예금 이자가 2%대에 올라선 것도 자금이 쏠리는 이유 중 하나다.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5대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상품의 기본 금리는 평균 연 1.67%로, 우대금리까지 하면 평균 연 2.04%로 높아진다. 최고 금리는 2.30%다. 특히 각 은행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1.50→1.75%) 직후 발 빠르게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다.

우리은행은 이날부터 22개의 정기예금과 16개의 적금 금리를 최대 0.40%p 인상했다. 신한·NH농협은행과 하나은행도 오는 30일부터 각각 최대 0.40%p, 0.25%p를 올릴 예정이다. KB국민은행 등 주요 은행도 수신금리 인상폭과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지속되며 역 머니무브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긴축에 속도를 내는 데다 한은 역시 연말 기준금리를 연 2.25~2.50%까지 끌어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금융권의 수신금리 경쟁력 확보 움직임도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 저축은행들은 시중은행보다 더 큰 폭으로 금리를 올리며 고객 유치 동력을 키우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지난 26일부터 정기예금 금리를 최대 0.40%p, 정기적금 금리를 0.50%p씩 인상했고, OK저축은행도 이날 정기예금 금리를 최대 0.35%p 상향조정했다. 인터넷전문은행들도 내달 중 예·적금 금리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간 강세를 보였던 주식과 가상화폐 시장이 휘청이자 빠져나갔던 돈도 다시 들어오는 추세"라면서 "예금금리는 하반기로 갈수록 더욱 오를 수 있는데, 이때 대기 자금이 본격적으로 은행권으로 옮겨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예고된 만큼 시중은행은 물론이고, 저축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 역시 빠른 속도로 수신금리를 인상하면서 고객 잡기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