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테라 2.0' 출범을 바라보며
[데스크 칼럼] '테라 2.0' 출범을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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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락 사태가 발생한 루나와 테라USD(UST)를 발행한 테라폼랩스가 새로운 블록체인 생태계 ‘테라 2.0’을 출범시킨다. 새로운 가상화폐에 대한 에어드롭(무상지급)도 결정됐다. 이어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국내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스냅샷을 지원했다.

기존 UST와 루나를 보유한 투자자들에게 새 루나를 에어드롭 해 주겠다고 하니 투자자들의 기대가 다시 부풀어 오르는 분위기다.

2차 스냅샷 시점인 27일 새벽 1시 40분 무렵까지 여러 가상화폐 커뮤니티에는 에어드롭 일정과 비율, 스냅샷 지원 거래소, 시기 등을 문의하는 글들이 잔뜩 올라왔다.

한번 속지 두번 속을까.

속는다는 표현이 다소 주관적일 수 있다. 그러나 이렇다할 담보 없는 알고리듬 기반 스테이블 코인임에도 불구하고 가상화폐를 예치한 것만으로 연 19.4%의 이자 수익을 주겠다고 한 것 자체가 애시 당초부터 현실성 없는 약속이었다는 평가다. 유사 수신, 폰지 사기 등으로 빗댄 지적들도 수두룩하다.

또 다시 발행하는 새 루나 코인에 기대감을 갖는 투자자들의 모습을 두고 이를 일확천금을 꿈꾸는 투기로 봐야 할까.

기존 루나를 갖고 있으면 새 루나 코인을 과연 몇개나 받을 수 있을지 추산해 보고 나면, 마치 도박장을 가상화폐라는 그럴듯한 단어로 포장해 놓은 것 같은 생각마저 든다. 필자만 드는 생각은 아닐 것이다.

기존 루나 코인의 발행 갯수는 6조 9000억개에 달한다. 반면 새 루나의 발행 갯수는 10억개 수준이다. 별도의 소각 조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이미 발행한 기존 루나의 갯수는 새 루나 발행량의 약 7000배에 달하는 셈이다.

새 루나의 분배 비율이 10% 수준인 2차 스냅샷 시점의 기존 루나 보유자라면, 70만개를 보유했을 때 대략 10개 안팎의 새 루나를 받을수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루나 폭락 사태 직전, 1차 스냅샷 시점인 이달 7일 오후 11시 59분 경을 기준으로 하면 에어드롭 받게 되는 새 루나의 갯수는 3.5배 정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의 테라폼랩스의 발표로만 봐서는 에어드롭 실행 스케줄도 명확히 파악하긴 어렵다.

물론 이는 어디까지나 단순 추산일 뿐이고, 앞으로의 가격 방향성에 대해서 역시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다. 그러나 기존 루나에 대한 신뢰는 이미 가늠하기 어려울만큼 추락했다.

더 나아가 단순한 알고리듬과 차익 거래를 기반으로 한 코인 생태계를 마치 대단한 금융 산업인 것처럼 포장한다면, 이러한 가상화폐를 만든 사람도 이에 투자하는 사람도 모두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유사수신, 폰지 등의 오명을 쓰지 않으려면 실질적인 서비스를 구현하며 건실한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앞서 미래 산업 생태계를 위한 건실한 투자 계획을 발표했던 타 업권의 모습을 가상화폐 업계도 되새겼으면 한다.

기업시장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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