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하루새 10원↓···한 달 만에 1250원대로
원·달러 환율 하루새 10원↓···한 달 만에 1250원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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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치 밑돈 美 1분기 경제성장률, 달러 약세 원인
중국 유동성 확대·한은 금리인상 기조도 영향 미쳐
27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서 코스피,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27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서 코스피,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원·달러 환율이 10원 넘게 빠지면서 한 달 만에 1250원대로 내려섰다. 이는 미국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에 변화가 감지되면서 강(强)달러가 힘을 잃고 있어서다. 여기에 월말 네고(달러 매도) 물량 출회로 낙폭은 더욱 확대됐다.

2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거래일(1267.0원)보다 10.8원 내린 달러당 1256.2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환율이 1250원대로 내린 것은 지난 29일(1255.9원) 이후 20거래일 만이며, 두 자릿수 낙폭을 기록한 것 역시 같은 날 16.6원이 빠진 이후 처음이다.

이날 환율은 역외시장에서의 갭다운을 반영해 6.0원 내린 1261.0원으로 개장했다. 장 초반 저가매수성 결제(달러 매수) 수요로 낙폭은 일부 되돌려지기도 했으나, 오후 역외 네고 물량이 들어오면서 레벨은 계속 내려갔다. 여기에 월말을 앞둔 수출업체들은 환율이 조금이라도 높을 때 소화하기 위해 네고 물량을 쏟아냈고, 하락 기조를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이날 환율의 하락은 빠르게 식고 있는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글로벌 달러가 약세로 전환한 영향 때문이다. 그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견조한 미국 경제 성장 기조 아래, 강력한 긴축 행보를 보여왔다. 지난 26일(현지시간) 공개된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도 연준이 확실하게 긴축 정책에 무게 중심을 옮겼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미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은 잠정치(-1.4%)·예상치(-1.3%)를 모두 하회한 -1.5%로 집계됐다. 시장에서 예상한 것보다 경기 침체의 속도가 더욱 빠르게 나타난 것이다. 이는 그간 강력한 긴축 행보를 보여온 연준이 향후 긴축 속도를 조정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으로 이어졌고, 달러의 약세를 주도했다. 

실제로 연준은 이번 FOMC 의사록을 통해 상황에 따라 긴축을 덜 공격적으로 펼칠 수 있다는 견해도 내비쳤다. 이에 달러화지수(달러인덱스)는 26일(현지시간) 전장보다 0.30% 내려간 101.8을 기록했다.

여기에 중국이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소식과 한국은행의 명확한 긴축 기조도 원·달러 환율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중국 당국은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 둔화 우려가 커지자, 금융기관에 중소기업 대출을 확대하라는 방침을 내렸다. 또한 이창용 한은 총재는 "경기 둔화보다, 물가 안정에 더욱 집중해야 할 때"라며 금리인상 기조를 드러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앞으로의 연준 발언 스탠스가 더욱 중요해졌다"며 "앞서 연준은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지만, 1분기 성장률 등 자신감이 떨어지는 상황이 왔고, 연준의 강력한 긴축 행보에 변화가 나타날 것인지를 주목해야 한다. 연준은 경기 경착륙 우려에도 긴축 기조를 이어갈 것인지, 경기 둔화 우려를 걱정해 긴축 보폭을 줄일 것인지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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