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 가품 공방에 놀란 유통업계 신뢰도 확보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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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보증서 발급하고 명품감정센터 운영
머스트잇의 200% 보상제 포스터 (사진=머스트잇)

[서울파이낸스 이지영 기자] 유통업계가 명품 판별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팔을 걷어올렸다. 온라인 명품 구매 환경을 조성해 높은 신뢰도와 상품 경쟁력을 모두 갖춘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도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해 명품 위조상품 신고·제보가 7377건 접수됐다. 특허청이 지난해 압수한 위조상품만 8만점이다. 이를 정품 판매가액으로 치면 415억원에 달한다.

국내에서 가품 이슈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가 판매한 미국 패션 브랜드 피어오브갓 에센셜의 가품 여부를 둘러싼 네이버 계열 리셀 서비스 업체 크림의 가품 공방이 대표적이다.

무신사와 크림 간의 공방은 지난 1월 중순 한 소비자가 무신사에서 정품으로 알고 구매한 피어 오브갓의 에센셜 티셔츠를 크림에 되팔기 위해 검수를 의뢰했으나, 크림에서 이를 가품으로 판정하고 판매를 거부하면서 촉발됐다. 

논란 초기 무신사는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크림을 상대로 법적대응까지 예고했다. 하지만 크림이 제조사인 피어오브갓 본사에서 가품 판정한 사실을 밝혔다. 결국 무신사는 해당 상품에 대해 200% 보상하겠다며 수습에 나서야만 했다. 

이번 파문으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명품 구매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가 저하됐다. 논란의 중심에 섰던 무신사는 관세청 산하 무역관련지식재산보호협회(TIPA)와 협업해 정품감정체계를 강화할 예정이다. 또한 해외 수입품 중 TIPA의 지식재산권 침해 검사를 통과한 검증된 상품만 판매하고, 디지털검사증명서를 발급해 고객 신뢰도를 높일 계획이다.

지식재산권 침해 검사는 국내 유통사가 직접 수입·매입하는 물품에 대한 시중 감시 프로그램이다. 상품을 유통하기 전 수입품에 관해 상표권 권리자의 감정을 진행해 위조품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다. 

머스트잇·발란·트렌비 등 명품 커머스 플랫폼 업계도 이 같은 상황을 주시하며 가품 판별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머스트잇은 상표법,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형법에 의거해 위조품 거래 발생도 없도록 관리하고 있다. 사내 판매 관리팀을 통한 등록 상품 모니터링·구매 모니터링 요원이 활동하고 있다. 판매자 모니터링을 통해 비정기적으로 판매자의 사무실,물류센터를 방문해 판매 중인 상품을 확인하고 있다. 

이밖에 머스트잇은 위험 24시간 정·가품 모니터링 카드를 꺼냈다. 또한 위조품 처리 센터을 통해 누구나 의심 상품을 신고할 수 있고 신고 상품은 바로 명품 감정 절차에 돌입한다. 조위품 구매 시 200% 책임 배상, 단계별 인증·모니터링 프로그램 운영 등도 시행 중이다. 

발란은 명품 감정기업 인수와 대체불가토큰(NFT)을 이용한 디지털 보증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트렌비 역시 지난해부터 명품 감정사를 양성하는 명품 감정 트레이닝 센터를 운영 중이다. 명품 감정사는 40명이 활동중이다. 연내 100명까지 추가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에스에스지(SSG·쓱)닷컴과 신세계인터내셔날 등은 일찌감치 디지털보증서 발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병행수입제품과 위조품이 급증하는 온라인 명품 시장에서 고객과의 신뢰를 쌓고 자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SSG닷컴은 지난해 8월 대체 불가능한 NFT 기술을 활용한 명품 디지털 보증서 서비스 SSG 개런티를 도입했다. SSG 개런티는 명품 하나하나마다 각기 다른 고유 시리얼 넘버가 보증서에 기재된다.

한 번 생성된 보증서는 복제·위변조가 불가능해 보안성이 우수하다. 재판매(리세일) 및 중고 거래가 많은 상품 특성상 손쉽게 보증서를 이동할 수 있도록 보증서 이동 기능도 제공한다. 또한 지난 3월 보증서 발급이 가능한 5만개 상품을 한 곳에 모아 놓은 SSG 개런티 전문관을 새롭게 열기도 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도 지난해 12월 럭셔리 온라인 플랫폼 에스아이빌리지가 판매 상품에 대해 100% 정품을 보장하는 디지털 보증서 서비스를 출시했다. 같은해 8월에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손잡고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보증서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에스아이빌리지의 디지털 보증서는 위·변조가 불가능하고 보안성을 높인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서비스로 분실·훼손·위조 등의 위험이 없다. 구매 이력, 수령일·판매자·구매처 등 다양한 정보가 내장돼 제품에 대한 정보나 진위 여부를 언제 어디서나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롯데온은 외부 판매자(병행수입자)가 판매하는 명품에 대해 신뢰도 강화를 위해 트러스트온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트러스트온 프로그램은 롯데온, 판매자, 외부 협력기관 등 3자가 참여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병행수입 상품 특성상 진위 여부 판단을 위해 유통 흐름상의 검증 및 상품 자체의 검증 등 두 절차가 동시에 진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트러스트온 인증 상품 중 위조 상품 피해가 확인되면 구매 금액의 2배를 보상해주는 보상제도를 운영한다. 

김영준 롯데온 명품팀장은 "온라인에서 명품을 구매하는 고객이 늘어나면서 정품 여부에 대한 신뢰도가 쇼핑 플랫폼을 선택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며 "병행 수입 명품으로 명품 상품군을 확장하고 있는 만큼 트러스트온이 고객의 신뢰도를 높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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