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정비사업지서 또 철수···소극적 수주 태도 '일관'
삼성물산, 정비사업지서 또 철수···소극적 수주 태도 '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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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신규수주 2건에 그쳐···모두 단독입찰로 수의계약
삼성물산 관계자 "부동산 경기 변동에 선별 수주 전략"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입주해 있는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 전경. (사진=삼성물산)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입주해 있는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 전경. (사진=삼성물산)

[서울파이낸스 노제욱 기자] 삼성물산이 홍보관을 조성하는 등 큰 관심을 가졌던 부산 정비사업지에서 시장의 예상을 깨고 시공사 입찰에 불참했다. 지난해에 이어 홍보전에 참전했던 사업지에서 또 철수하는 모습을 보이자, 일각에서는 삼성물산이 정비사업 부문에서 명맥만 유지하는 정도로 방향을 잡은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2일 부산 부곡2구역 재개발조합에 따르면 조합이 시공사 선정을 위해 지난달 31일 입찰을 마감한 결과 GS건설, 포스코건설 등 2개사가 응찰해 경쟁입찰이 성사됐다. 입찰이 예상됐던 삼성물산은 결국 입찰하지 않았다.

삼성물산은 해당 구역에 홍보관을 조성하고, 인근 지하철 역사에 광고를 게시하는 등 적극적으로 홍보에 임했었다. 이에 최종 입찰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기도 했으나, 내부 검토 후 최종적으로 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정비사업 입찰에 있어 고려하는 것은 사업성과 '클린수주' 원칙을 지킬 수 있느냐 하는 것"이라며 "내부적으로 이러한 부분을 검토했을 때, 입찰을 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클린수주' 원칙이라는 것은 OS요원 등을 활용한 불법 개별 홍보 없이, 홍보관을 통해서만 경쟁이 이뤄지는 환경이 조성되는지 여부를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삼성물산은 같은 이유로 지난해 '이촌동 한강맨션 재건축사업'의 최종 입찰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당시 삼성물산은 카카오톡, 유튜브 등에 한강맨션 홍보 채널을 개설하고 단지 주변에 광고물을 게시하는 등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홍보전을 펼쳤지만 입찰 마감일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처럼 삼성물산이 정비사업 부문에서 소극적인 태도를 취함에 따라 수주 실적도 저조하다. 올해 정비사업에서 신규 수주한 사업은 △방배6구역 재건축(3696억원) △이촌 코오롱아파트 리모델링(4476억원) 등 2건에 그치고 있다. 다른 주요 건설사들이 '조 단위' 수주 행보를 이어가는 것과 대비된다.  

또한 경쟁을 의도적으로 피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물산은 2건 모두 단독입찰로, 경쟁을 거치지 않고 수의계약을 통해 사업을 따냈다.

이에 일각에서는 삼성물산이 정비사업 부문에서 명맥만 유지하는 정도로 내부적으로 방향을 잡은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삼성물산은 2015~2020년 사이 약 5년간 정비사업 수주전에서 아예 철수했던 전례도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규모가 비슷한 경쟁사에 비해 정비사업 수주에 있어 확실히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도시정비사업 부문에서 해마다 몇 개의 사업들만 수주하면서 명맥만 유지하는 정도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물산은 최근 원자잿값 상승에 더불어 일부 단지서 미분양이 발생하는 등 부동산 경기 변동 상황을 고려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적극적인 수주가 나중에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최근 자재가격 급등에 따른 원가부담으로 일부 단지에서는 이미 수주한 건설사가 시공권을 반납하는 사례도 있다"며 "미분양 발생 등 최근 부동산 경기 상황을 고려했을 때 새로운 정비사업 수주에 있어 다소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것이 더 맞는 결정이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돌아봤을 때 선별적으로 수주한 것이, 최종적으로 미분양을 적게 발생해 리스크 관리에 있어 더 나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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