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부담 늘어나는데···인뱅 3사 ATM수수료 무료정책 고수, 왜?
비용부담 늘어나는데···인뱅 3사 ATM수수료 무료정책 고수,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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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첩되는 고객 이탈 막기 위한 '고육책'
"경쟁 심화에 무료정책 상당기간 유지"
은행 고객들이 국민·하나은행 등의 자동화기기(ATM)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서울파이낸스)
은행 고객들이 국민·하나은행 등의 자동화기기(ATM)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서울파이낸스)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카카오뱅크, 케이뱅크에 이어 지난해 10월 토스뱅크가 공식 출범하면서 고객 확보를 위한 3사간 쟁탈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들 3사가 보유한 고객이나 잠재 고객이 상당 부분 겹치다보니 서로 뺏고 뺏기는 '제로섬 게임'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평판 유지 등을 위해 출혈경쟁마저 마다하지 않고 있는데,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수수료 무료' 정책이 대표적인 사례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ATM에 대한 무료 수수료 정책을 올해 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애초 두 은행은 이 조치를 이달 말까지 시행하기로 했으나, 이번 결정으로 수수료 면제 기간이 6개월 더 늘어난 셈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017년 7월 대고객서비스를 시작한 후부터, 케이뱅크는 이에 앞서 2017년 4월 영업 개시 때부터 ATM 수수료를 받지 않고 있다.

그간 수수료 무료를 유지하면서 이들 은행이 고객 대신 낸 ATM 수수료 비용은 꾸준히 쌓였다. 카카오뱅크가 올해 3월 말까지 수수료 비용으로 부담한 금액만 해도 2032억원에 달한다. 출범 이듬해인 2018년(318억원)과 비교하면 4년 새 1714억원 불어났다.

GS25 편의점을 시작으로 2019년 1월 전 은행권으로 ATM 수수료 면제 정책 범위를 확장한 케이뱅크의 경우 같은 기간 총 137억원의 비용을 지출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수수료 비용 부담에도 이런 전략을 쓸 수밖에 없는 것은 고객확보 때문이다. 이제 막 성장하는 인터넷전문은행 입장에선 기존 은행과 경쟁하려면 고객 확보가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과 달리 지점을 운영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고객이 입출금이나 이체를 하려면 불가피하게 수수료를 내야 한다"며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고, 수수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고객들까지 확보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더군다나 내지 않아도 됐던 수수료를 갑자기 내야 한다면 고객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면서 "고객 이탈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당장 정책을 중단시키긴 힘들다"고 덧붙였다.

특히 경쟁사인 토스뱅크의 출범도 카카오뱅크, 케이뱅크가 ATM 수수료 무료를 유지하는 이유 중 하나로 분석된다. 카카오뱅크가 앞서나가고 케이뱅크가 뒤쫓던 시장에서 만만치 않은 경쟁자의 등장이 기존 인터넷은행들의 긴장감을 고조시켰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는 인터넷전문은행 간 ‘ATM 수수료 0원’ 경쟁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현재 토스뱅크는 ATM 출금 서비스는 물론, 이체와 각종 금융증명서 서비스 등 기존 은행이 부과하던 수수료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고객 유인을 위한 이벤트성 정책이었지만, 외형성장을 위한 불가피한 전략이기도 하다"며 "내부적으로 늘어나는 고객만큼 수수료 비용 부담이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반면, 당장 업종 내 경쟁 자체가 심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혜택을 줄이긴 어렵다는 의견이 더 많다는 점에서 수수료 무료 정책은 지속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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