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LG CNS '구주매출'에 쏠린 눈···KB증권의 해법은?
[초점] LG CNS '구주매출'에 쏠린 눈···KB증권의 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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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CNS와 KB증권 사옥. (사진=각 사)
LG CNS와 KB증권 사옥.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기업공개(IPO)를 중도에 포기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LG그룹 계열의 LG CNS가 최근 주관사 선정을 마무리하고 증시 입성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SK스퀘어 계열사인 SK쉴더스와 원스토어가 최근 상장 절차를 철회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두 회사의 상장 철회에서 가장 크게 작용한 것은 공모가가 고평가 되면서 투자매력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SK쉴더스는 당초 희망 공모가 범위를 3만1000~3만8800원을 제시했다. 이 공모가를 적용하면 상장시 시가총액은 최대 3조5000억원대에 달한다. 이는 보안업계 1위 에스원 시총 2조5000억원대를 1조원 웃도는 액수였다. 원스토어 역시 공모가 고평가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원스토어는 당초 비교 기업으로 애플과 알파벳(구글 모기업), 카카오 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고평가 논란이 일자 비교 기업군을 텐센트, 네이버, 카카오, 넥슨으로 변경했지만 결국 상장 철회를 택했다.

이에 재계와 투자은행(IB) 업계의 관심은 투자 매력도를 높이기 위해 LG CNS가 구주매출 부담을 어떻게 줄일 지에 쏠려 있다.

3일 IB업계에 따르면 LG CNS는 조만간 주관사단과 킥오프 미팅을 열어 주관사단의 실무 역할을 나누고 IPO 일정 전반에 관한 밑그림을 그릴 예정이다. 이번 주관사단 킥오프 미팅에선 구주매출에 대한 부담을 줄일 방안과 관련된 논의가 있을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킥오프 미팅에서 구주 매출 관련된 논의가 심도있게 다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주관사의 해법에도 관심이 커지는 분위기다"라고 전했다.

최근 LG CNS는 IPO 대표 주관사에 KB증권과 모건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를 선정했다. 미래에셋증권과 대신증권, 신한금융투자, JP모건는 공동 주관사에 선정됐다.

지난해 IPO시장 최대어로 꼽혔던 LG에너지솔루션 상장 대표 주관사 지위에 이어 이번 LG CNS의 대표주관사를 맡게 된 KB증권의 역할에 기대가 커지는 분위기다. LG에너지솔루션의 대표주관사를 따낸 이후 KB증권은 IPO 전문 인력을 확대하며 기존 빅3인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과의 경쟁 체제를 이뤄냈다.

구주 매출이란 기업이 상장할 때 기존 주주가 갖고 있던 주식(구주)을 공모주 투자자들에게 파는 것을 말한다. 새로 주식을 발행해 공모주 투자자들에게 파는 '신주 발행'과 다르다. 구주매출 비중이 높은 공모주의 경우 공모 자금이 회사로 유입되지 않고 기존 주주들의 몫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투자적 면에서는 매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이번 킥오프 미팅을 통해 LG CNS와 주관사단은 맥쿼리인프라자산운용의 LG CNS 보유지분이 상장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실마리를 풀어야 한다.

지난 2020년 LG CNS의 최대주주인 LG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위해 맥쿼리인프라자산운용 PE본부(맥쿼리PE)에 지분 35%를 매각했다. 9500억원에 LG CNS의 지분을 인수한 맥쿼리PE는 인수할 당시 인수금액 가운데 5000억원을 인수금융으로 충당했다. 

이어 맥쿼리PE는 지난 4월 LG CNS에 대한 자본재조정(리캡)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인수 금융 규모를 7000억원이나 더 확대했다. 이를 위한 금융 주선사 역할은 삼성증권과 KB증권·KB국민은행·한국투자증권·키움증권 등이 담당했다.

리캡은 투자 기업의 재무구조가 좋아지면 추가 대출이 가능하다는 점을 활용한 투자 기법이다. 인수 회사의 지분을 담보로 대출 규모를 늘려 투자금을 일부 회수하는 방식이다.

리캡을 통해 LG CNS 지분을 담보로 추가 인수금융을 7000억원이나 더 조달할 수 있게 된 배경은 상장을 앞두고 LG CNS의 실적과 기업가치가 치솟았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결론적으로는 맥쿼리 PE 측은 본격적인 상장 철차에 들어가기도 전인 이미 올해 초 LG CNS의 지분 투자 원금을 2년 만에 회수하며 대박을 터뜨렸다는 평가도 나왔다. 

그러나 본격적인 금리 상승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맥쿼리 PE 입장으로는 구주매출을 통해 들어온 투자금 회수금을 펀드 주주들에게 최대한 배당해 주려고 희망할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만히 상장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구주매출을 줄이고 몸값을 내리는 시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한 절충점을 찾는게 관건이라고 볼 수도 있다. 

증권가와 재계는 LG에너지솔루션에 이어 LG CNS까지 LG그룹의 대어급 상장을 잇따라 맡은 KB증권의 해법에 기대감을 높이는 분위기다. 구주매출에 대한 해결 방법면에서 선택지가 다양하지는 않은게 현실이지만 LG에너지솔루션을 상장시키는 과정에서 LG그룹과의 소통 경험을 바탕으로 능동적으로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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