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산유국, 고유가 덕에 '나홀로 호황'
WB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산유국, 고유가 덕에 '나홀로 호황'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계성장률 4.1%에서 2.9%로 하향···사우디 1분기 9.9% 성장
"인플레·코로나·우크라 등 복합적 요인"···美·中 등 줄줄이 낮춰
세계은행 WB. (사진=연합뉴스)
세계은행 WB.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세계은행(WB)이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낮춰잡는 동시에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 상승) 위험을 경고하고 나섰다. 반면 중동 산유국들은 고유가 덕분에 나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8일 로이터·블룸버그·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WB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9%로 수정제시했다.

이는 지난 1월 전망치 4.1%보다 무려 1.2%p나 낮춘 것이다. 앞서 지난 4월 WB 총재(데이비드 맬패스)가 전망한 3.2%보다 더 떨어졌다.

WB은 미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1.2%p 내린 2.5%, 중국은 0.8%p 낮춘 4.3%로 각각 제시했다.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의 경우 11.3%나 역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WB은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과 관련해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봉쇄, 공급망 교란,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이 성장을 해치고 있다"며 "많은 나라들이 경기침체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세계 경제가 미미한 성장과 높은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하는 시기로 접어들 수 있다"면서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이 상당하다"고 경고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경기 침체 속에서도 물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현상으로, 1970년 대 오일쇼크 때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한편 각종 악재로 글로벌 경제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서도 중동 산유국들은 고유가 덕분에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우디아라비아 통계청은 7일(현지시간)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작년 동기보다 9.9% 성장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달 예상치 9.6%를 웃돌 뿐아니라 2011년 3분기 이후 최고치다.

이 같은 성장은 원유 관련 산업이 전년보다 20.3% 증가한 데 힘입은 것으로 분석됐다. 국영 석유기업인 아람코의 올해 1분기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했다.

원유와 천연가스 부문이 사우디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2.4%에 달한다. 도소매 무역·요식·숙박 분야도 올해 1분기 전년보다 6.3%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우디 통계청은 "석유 부문 성장이 두드러지지만, 비석유 부문을 포함한 모든 경제 활동이 연율로 플러스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앞서 자국의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사우디의 GDP가 7.6% 증가해 사상 처음으로 1조 달러(약 1천263조 원)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UAE 중앙은행도 올해 경제 성장률을 지난해보다 높은 5.4%로 예측했다. 지난해 UAE의 경제 성장률은 3.8%였다. 주요 천연가스 수출국인 카타르도 올해 경제 성장률을 작년(1.6%) 보다 높은 3.5%로 예상했다.

중동 산유국의 호황은 서방 주요 국가들의 경제가 침체를 보이는 것과는 대조적인데, 앞서 미국 상무부는 올해 1분기 GDP 증가율이 연율 -1.5%로 집계했다. 독일의 1분기 경제성장률도 전분기보다 0.2% 성장하는 데 그쳤다.

세계은행(WB)은 "전쟁 당사자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경제가 상당히 위축될 것"이라며 "유럽, 중국, 미국도 더딘 성장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개발도상국은 비료, 식량, 에너지 공급 부족의 '삼중고'로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