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쉽고 간편하게"···은행들, '앱 혁신' 속도전
"더 쉽고 간편하게"···은행들, '앱 혁신' 속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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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은행, '원 앱' 전략···고객 친화적 개편
편의성 강화·앱 구동 속도 개선 등은 과제
(왼쪽부터) 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그룹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왼쪽부터) 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금융그룹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디지털 혁신을 꾀하는 은행권이 수십 개로 쪼개져 있던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합하는 등 앱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슈퍼 앱'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고, 계열사 간 연계를 강화해 빅테크·핀테크의 금융 공습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계열사의 금융서비스를 KB국민은행의 앱인 'KB스타뱅킹'에 옮겨 담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증권·손해보험·카드 등 계열사 6곳의 서비스를 한곳에 모은 데 이어 오는 7월에는 푸르덴셜생명의 보험상품 조회, 납입보험료 조회 등 40여 개 금융서비스도 KB스타뱅킹에 탑재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이 별도로 운영했던 간편금융 플랫폼인 리브와 자산관리 앱인 KB마이머니 서비스도 스타뱅킹에 통폐합한다. 리브와 마이머니는 각각 이달, 8월에 서비스가 종료될 예정이다. 그간 연령별 또는 목적별로 앱을 쪼갰다면, 최근엔 "앱이 너무 많다"는 지적에 따라 파편화된 기능을 한곳으로 모으는 이른바 '플랫폼화' 전략으로 선회한 셈이다.

이런 전략을 택한 곳은 KB금융만이 아니다. NH농협은행도 현재 운영 중인 7개 앱을 NH스마트뱅킹·NH기업스마트뱅킹·올원뱅크 등 3개의 앱으로 통합할 예정이다.

이 밖에 주요 금융사들도 같은 앱 내에서 여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보기술(IT)에 뿌리를 둔 핀테크들이 원 앱으로 금융소비자를 빠르게 흡수하자, 은행권에서도 앱 간소화를 통해 소비자 편의성에 집중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더구나 고객의 니즈가 다양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계열사 간 연계를 강화, 하나의 플랫폼을 만드는 것은 미래금융 패권 전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필수적이라는 게 금융권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들은 은행 앱이 복잡하고 불편하다는 인식을 깨기 위한 작업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실제 지난 2018년부터 '원 앱'을 강조했던 신한은행은 올해 195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모바일 앱 '신한쏠(SOL)'을 전면 개편하는 '뉴 앱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사용자경험·사용자환경을 기존보다 직관적으로 바꾸고, 초개인화 서비스 등을 통해 사용자 중심으로 대대적 변화를 꾀할 방침이다.

지난해 12월 고객이 메뉴를 원하는 대로 구성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나원큐'를 개편한 하나은행은 편리한 뱅킹을 위한 상시 개편 체제를 운영 중이다. 우리은행 역시 최근 우리원(WON)뱅킹의 메인화면, 전체메뉴를 개편하고, 로그인과 처리 속도를 개선했다. 앱을 지속 업그레이드하고, 연말에는 리모델링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앱을 세분화했던 과거와 달리 요즘엔 은행을 대표할 수 있는 하나의 앱에 주요 기능을 모으는 것이 효율적"이라면서 "특히 사용자 중심으로 개편 중인데, 하나의 앱에 부동산 등 다른 서비스까지 추가해 플랫폼화를 시킨다면 디지털 경쟁력을 평가하는 척도인 MAU(월간활성화사용자 수) 역시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앱 혁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내부의 고민거리도 적지 않다. 비교적 많은 기능을 다루다 보니 빅테크 슈퍼 앱에 맞서기엔 여전히 편의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하나의 앱에 서비스가 추가될수록 앱 구동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는 점도 문제점 중 하나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그동안 앱 개편을 통해 초기화면 로딩 시간을 단축하는 등 구동 속도를 개선했지만, 업무가 단순한 빅테크와 비교한다면 당연히 뒤처져 보일 수밖에 없다"며 "향후 앱 관련 규제 완화가 이뤄진다면 금융을 비롯한 일상을 아우르는 슈퍼 앱으로 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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