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금융감독원이 지난 4월부터 저축은행 업계와 함께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내부통제 강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 저축은행에서도 횡령 사고가 잇따르자 금감원이 칼을 빼 든 것이다. 금감원은 관련 사고 예방을 위한 대안을 빠른 시일 내 마련해 업계와 공유하겠다는 계획이다.
금감원은 지난 4월부터 저축은행 업계의 준법 감시·감사 담당자 등과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TF를 구성했다고 9일 밝혔다. TF는 금감원, 저축은행중앙회를 비롯해 SBI·웰컴·페퍼·모아·KB·세람저축은행 등 6개사가 참여했다. 회사 간 규모 차이가 큰 저축은행 업계의 특성을 고려해 대형사 및 중·소형사를 함께 포함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TF를 오랜 기간 유지할 것은 아니며, 조만간 결과를 만들어 마무리할 예정"이라면서도 "가급적 빠르게 마무리하려고 하지만, 아직 유동적인 상황이다. 강화 방안이 마련되면 저축은행 업계와 공유하는 절차가 있을 예정이나, 공식적인 발표가 있을 것인지는 미정"이라고 답했다.
TF에서는 금융사고 예방을 위한 권한 분리 및 내부 통제 절차 강화 등의 방안을 논의한다. TF는 이달까지 두세 차례 회의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이 저축은행 TF 구성에 나선 것은 최근 횡령 사고가 잇달아 터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 송파경찰서는 지난 7일 KB저축은행 직원인 A씨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사문서 위조 혐의로 구속했다. KB저축은행이 지난해 12월 실시한 자체 검사 결과, A씨는 6년 5개월 동안 회사 내부문서를 위조해 회삿돈 94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기업금융 담당자인 A씨는 해당 양식을 위조해 은행 창구 직원에게 보여줬고 위조문서로 돈을 가져간 것으로 전해졌다. A씨가 상환한 자금 등을 고려한 최종 손실 금액은 약 78억원 수준으로 파악된 가운데, 횡령 금액 대부분을 도박으로 탕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KB저축은행뿐만 아니라 지난 1월에는 모아저축은행 직원이 약 59억원의 기업 대출금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지난달에는 새마을금고 직원이 16년간 고객 돈 약 40억원을 횡령한 사실이 밝혀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작년 연말부터 잇따라 발생한 저축은행 횡령 사고를 인지하고, 4월부터 이를 예방하기 위한 TF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금융권 전반에 걸쳐 진행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저축은행 업계부터 시작해 강화 방안이 만들어지면 다른 업권에서도 이를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