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 공포·美CPI 경계심 확대에 원·달러 환율 12원 급등
긴축 공포·美CPI 경계심 확대에 원·달러 환율 12원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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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환율, 1268.9원···9거래일 만에 1260원대
ECB, 통화 긴축→경기 둔화 우려···유로↓·달러↑
10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서 코스피,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10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서 코스피,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원·달러 환율이 하루 만에 12원 뛰면서 9거래일 만에 1260원대로 올라섰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긴축발(發) 유로화 약세 영향으로 미국 달러 인덱스가 103선까지 올라섰다. 여기에 미 소비자물가 발표 전 경계 심리까지 맞물리면서 글로벌 달러 강세가 더욱 강해졌다.

1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1256.9원)보다 12.0원 올라선 달러당 1268.9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환율이 1260원대로 올라선 것은 지난달 26일(1267.0원) 이후 9거래일 만이다. 이날 환율은 역외 결제 수요(달러 매수)가 강하게 들어오면서 시장을 주도했다.

환율은 오전 8.1원 갭업한 1265.0원으로 개장해 꾸준히 오름폭을 확대했다. 장중 네고(달러 매도) 물량 출회는 상단을 제한하기도 했다. 하지만 네고 물량이 모두 소화됐다는 신호가 감지되자 시장 참여자들은 적극적으로 롱(매수) 포지션을 가져갔고, 마감 직전 환율을 빠르게 높였다.

이날 환율이 올라선 데에는 유로화 약세 영향으로 글로벌 달러가 강세를 보인 영향이 컸다. ECB가 본격적인 금리인상 사이클에 진입했고, 오는 9월 빅스텝(0.5%p 금리인상) 가능성까지 시사하면서 유럽 내 경기 둔화 우려가 글로벌 기류로 확대됐다. 이는 곧 유로화 매도 및 달러 매수로 나타났다.

실제로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화지수(달러인덱스)는 간밤 102선 중반대에서 최고 103.3까지 올라섰다. 현재 역외시장에서는 소폭 내린 103.1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여기에 이날 밤중으로 공개될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경계심리 역시 더욱 강해졌다. 현재 시장에서 예상하는 미 CPI 전망치는 전년동월대비 8.3% 상승으로, 직전월(8.3%)과 같은 수준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만약 이런 예상치를 웃돌 경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정도가 더욱 강해질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시장은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유럽발 경기 둔화 우려가 글로벌 이슈로 전이돼 위험회피, 달러 매수 심리를 높였다"며 "이날 코스피·코스닥 모두 하락했지만, 하락장으로 시작한 뒤 장중에는 횡보세를 보였다. 이를 고려할 때 환율 급등은 한국 자체 경기에 대한 평가라기보다는 아시아 금융시장 내 강한 달러 수준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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