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물가충격에 금리 발작···3년물 국채 10년2개월 만에 최고
美 물가충격에 금리 발작···3년물 국채 10년2개월 만에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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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단기 불문 연고점 경신···10년물도 8년4개월來 '최고'
FOMC 앞두고 자이언트스텝 우려···美국채 금리급등 여파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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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미국 물가 충격에 국고채 시장이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국고채 금리는 장·단기 가릴 것 없이 오름세를 보이며, 일제히 연고점을 경신했다.

13일 서울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종가 기준 전거래일보다 0.239%p 올라선 연 3.514%로 장을 마감했다. 연고점을 경신한 것은 물론, 지난 2012년 4월6일(3.54%) 이후 10년2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2년물 금리도 같은 기간 0.232%p 올라선 3.303%로 장을 마감했다. 이 역시 연고점을 경신한 것 인데, 지난해 3월 10일 공시한 이래 가장 높았다.

5년물 국고채 금리도 이날 0.227%p 올라선 3.679%를 기록하며, 2012년 3월 15일(3.68%) 이후 10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10년물 금리의 경우 0.159%p 뛴 3.654%로, 2014년 1월23일(3.656%) 이후 8년 4개월 만에 최고였다.

이날 국고채 금리가 일제히 연고점을 경신한 데에는 미국 물가지표 충격에 따른 여파다. 미국 노동부가 지난 10일(현지 시각)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보다 8.6% 상승해 41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3월(8.5%)을 기점으로 4월(8.3%) 오름세가 꺾이면서 시장 내에선 '피크아웃'(정점을 찍고 하강)에 대한 기대가 컸지만, 5월 재차 오름폭이 확대되면서 분위기는 급변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더욱 공격적인 긴축 행보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이달 14~15일 열리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자이언트스텝'(한번에 기준금리를 0.75%p 인상하는 것)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렸다. 이에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3.15% 수준으로 뛰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3%를 넘어섰다. 10년물 역시 3.17%로 올라섰다.

물가 충격은 국고채시장뿐만 아니라 글로벌 금융시장 내 극심한 변동성으로 이어졌다. 미국 주요 증시는 지난 1월 말 이후 최대 주간 하락폭을 기록했다.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화지수(달러인덱스)는 현재 역외시장에서 104.7선까지 올라서는 등 통화긴축 공포가 극심했던 지난달(105) 수준으로 회귀하고 있다. 이에 원·달러 환율도 1280원대 중반까지 올라서는 등 '빅피겨'(큰 자릿수)인 1300원을 쫓고 있다.

금융당국도 현 상황의 심각성을 감안해 공식 구두개입에 나섰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이날 오후 기재부 내 긴급 거시경제금융 점검회의를 열고 "필요하다면 관계기관과 공조해 즉시 시장 안정 조치를 가동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은 역시 이달 통화안정증권 발행 규모를 1조5000억원 줄이겠다고 밝혔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FOMC를 앞둔 상황에서 불가피한 흐름이었고 시장 내 심리적인 반응이 매우 민감하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라면서 "일반적으로 주식·채권 시장 중 한 집이 약세를 보이면 한 집은 강세를 보였는데, 금일 장세는 극단적인 위험 기피 현상이 두드러진 장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다만 이같은 시장의 충격이 FOMC 전으로 너무 과하게 반응한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든다"며 "이에 따라 FOMC에서는 이런 글로벌 시장의 발작이 과했다고 평가하는 등 환기성 발언이 있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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