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노조, '부산이전 반대' 철야농성 돌입
산은 노조, '부산이전 반대' 철야농성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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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 출근불발 사태 장기화···인력이탈 가속
산업은행 노동조합과 금융노조 조합원들이 9일 강석훈 한국산업은행 회장 내정자 출근저지 투쟁에 나서고 있다. (사진=금융노조)
산업은행 노동조합과 금융노조 조합원들이 9일 강석훈 한국산업은행 회장 내정자 출근저지 투쟁에 나서고 있다. (사진=금융노조)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산업은행 노동조합이 본점 부산 이전 반대를 위한 무기한 철야농성에 돌입하기로 하면서 강석훈 신임 회장의 출근 불발 사태가 장기화할 전망이다. 부산 이전을 둘러싸고 강 회장과 노조가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어 당분간 절충안 마련도 쉽지 않아 보인다.

산업은행 노조는 13일 오후 5시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 앞에서 지방이전 반대 대정부 투쟁 선포식을 개최하고 강 회장이 지방이전 의사를 철회할 때까지 무기한 철야농성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날 선포식에서 조윤승 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국가를 망치는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반드시 막아내겠다"고 했다. 조 위원장을 포함한 노동조합원들은 강 회장의 출근 첫째 날인 지난 8일부터 본점 앞에서 출근저지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도 "지난 6일간의 출근저지 투쟁을 통해서 누가 오더라도 산업은행을 함부로 할 수 없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줬다"며 "산업은행을 부산으로 이전한다고 하면서 안타깝게도 핵심 인력들이 산은을 이탈하고 있다. 이같은 사태를 막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선포식에는 산은 노조 집행부를 비롯해 금융노조 조합원, 산업은행 직원들이 대거 참여했다. 이날 선포식을 시작으로 노조는 전 직원이 참여하는 시위를 매일 개최한다는 방침이다.

노조가 무기한 철야농성에 돌입하면서 강 회장의 출근 불발 사태도 장기전으로 돌입할 전망이다. 강 회장은 지난 8일 첫출근에 실패한 후 노조와 두 차례의 만남을 가졌으나 본점 부산 이전을 둘러싼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노조는 부산 이전 계획을 철회하도록 윤석열 대통령을 설득하겠다는 강 회장의 답을 듣기 전까지 출근저지 시위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반면, 강 회장은 산은 부산 이전이 윤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만큼 계획 철회가 어렵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회장은 첫 출근에 실패한 이후부터 본점에 출근하지 않고, 모처에 마련된 임시집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산은 안팎으로는 부산 이전을 둘러싼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인력 이탈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산은은 현재 두자릿수 규모의 전문인력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정기 공채시즌이 아님에도 산은에서 두자릿수 규모의 채용을 진행하는 것은 이례적이란 평가다. 본점 부산 이전 추진으로 직원들의 이탈이 가속화하면서 업무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되지만 당분간 인력 이탈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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