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75兆 '카메라 모듈' 선점 총력···테슬라에 눈독
삼성·LG, 75兆 '카메라 모듈' 선점 총력···테슬라에 눈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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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테슬라와 공급 계약 체결···"4~5조원대 추정"
LG이노텍, 공급 입찰 참여···LG전자 구미 A3 공장 인수
(사진=삼성전기 뉴스룸)
(사진=삼성전기 뉴스룸)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국내 전자부품업계 양대산맥인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미래 먹거리로 전장용 카메라 모듈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포화 상태인 스마트폰 카메라 시장의 돌파구가 절실한 상황에 자율주행차 등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카메라 모듈 시장 급성장세가 맞물리자 시장 영향력 확대에 나선 모습이다. 이에 따라 향후 양사 간 완성차업체에 부품 공급 확대를 위한 수주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자부품업계 선두인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전장용 카메라 모듈 수주전에 뛰어들며 공급 확대에 나섰다. 특히 전 세계 전기차 판매 1위인 테슬라를 두고 신규 수주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삼성전기는 최근 테슬라의 상하이, 베를린 공장에 다년간 수조원대 전기차용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전기는 테슬라가 올해 출시하는 모델X, 모델Y, 모델S, 모델3 등 주요 승용차와 트럭 등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할 것으로 전해졌다. 세부 세항은 현재 조율중이며 수주 금액은 최대 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액이 다소 부풀려졌다는 의견도 있지만 절반만 수주해도 삼성전기 카메라 모듈을 담당하는 광학솔루션사업부 연간 매출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이와 관련, 삼성전기는 지난 9일 공시를 통해 "당사는 현재 고객과 관련 내용을 협의중인 단계로, 현 단계에서 거래규모, 금액 등 세부 사항을 밝힐 수 없음을 양해해달라"며 "향후 삼성전기는 카메라 모듈 고도화, 다변화를 위해 지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테슬라 상하이 공장. (사진=연합뉴스)
테슬라 상하이 공장. (사진=연합뉴스)

LG이노텍도 삼성전기와는 별개로 테슬라 전기차 부품 수주 경쟁에 뛰어들었다. 테슬라 신규 공장인 오스틴 공장에 납품할 카메라 모듈 입찰 경쟁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경쟁입찰의 최종 계약금액은 1조~1조2000억원 수준으로 전해지며 입찰결과는 이달 말 결정될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양사가 테슬라를 주요 고객으로 삼고 수주전에 나선 것은 미래 성장성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테슬라의 전체 판매 대수는 일반 내연기관차보다 많지 않아 당장 수익성에 큰 영향을 주지 않지만 향후 전동화 전환이 급격히 이뤄질 것을 대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테슬라의 전기차 생산량이 지난해 약 95만대에서 올해 150만대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인 만큼 카메라 모듈 공급 경쟁도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양사는 전장용 카메라 모듈 사업을 미래먹거리 사업으로 낙점해 시장 영향력 확대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에 탑재되는 카메라 모듈은 도로 신호, 표지판, 장애물 등 외부 환경을 촬영해 두뇌 역할을 하는 프로세서로 보내는 역할을 하는 부품이다. 최근 자율주행차 등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서 카메라 모듈의 중요성 역시 커지고 있다.

앞서 삼성전기는 3대 주력 사업 및 2대 성장 축 중 하나로 카메라 모듈 사업을 집중 육성한다는 비전을 밝힌 바 있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메타버스 등 차세대 IT향 제품과 전기차·자율주행 등 전장향 제품 두 성장축을 바탕으로 사업 역량을 집중해 경쟁사와 시장 성장을 뛰어넘는 지속 성장으로 '초일류 테크 부품회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 사장은 지난 미디어행사에서도 "카메라 모듈은 스마트폰은 물론 자율주행, 메타버스 등 분야에서 전 세계 유수의 기업들과 함께하고 있다"며 "삼성전기는 카메라 설계부터 제조, 렌즈, 액추에이터까지 모든 기술을 보유한 유일한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LG이노텍의 경우 최근 경북 구미의 LG전자 A3 공장을 2834억원에 인수해 카메라 모듈과 반도체 기판인 플립칩-볼그리드어레이(FC-BGA) 생산 역량을 확대하기로 했다. 회사 측은 지난 9일 공시를 통해 "기판소재 및 광학솔루션사업부의 생산지 확보를 위한 목적으로 공장을 매입한다"고 밝혔다. 

A3 공장의 연면적은 약 23만㎡ 규모로, LG전자가 경북 구미에서 운영하는 A1, A2, A3 공장 중 가장 크다. 이미 이 공장 일부(전체 연면적의 17%)를 임대해 카메라 모듈을 생산했던 LG이노텍은 구미 A3 공장을 카메라 모듈 생산 기지로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LG이노텍은 올해 연말까지 광학솔루션 사업에 1조561억원의 시설투자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 주요 고객사인 애플과의 거래량은 물론, 전기차 카메라 모듈 물량이 늘면서 생산 역량 확대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사진=삼성전기 뉴스룸)
(사진=삼성전기 뉴스룸)

현재 차량용 카메라 모듈은 자율주행 전기차 시장 확장에 따라 급성장하고 있다. 미래 성장성 역시 기대되는 분야다. 시장조사기관 욜디벨롭먼트에 따르면 전체 카메라 모듈 시장은 오는 2025년 600억달러(약 75조3600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지난 2014년 201억달러(약 25조2460억원), 2020년 510억달러(약 64조560억원)에 이어 가파른 성장세다. 이 가운데 전장용 카메라 모듈은 매년 30% 넘는 급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자율주행 시장이 확대되면서 차량 1대당 탑재되는 카메라 모듈 수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실제 자율주행차 1대에 들어가는 평균 카메라 모듈 수는 지난 2020년까지 2~3개 수준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7~8개가 됐다. 업계는 올해부터 전기차 1대당 평균 12개의 카메라 모듈이 탑재될 것으로 전망한다.

증권업계에서는 차량에 탑재되는 카메라 모듈 출하량이 올해 2억2600만개로 전년 1억6700만개 대비 약 55.7%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2025년에는 올해보다 2배 이상 늘어난 5억3000만개에 이를 것이란 관측이다. 

아울러 전장용 카메라 모듈의 경우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평가된다는 점도 양사가 이 시장을 주목하는 요인이다. 전장용 카메라 모듈이 IT용과 비교해 비싼 가격을 형성하고 있는 데다 어려운 기술을 필요로 하는 만큼 시장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향후 양사는 테슬라 외에도 타 완성차업체를 공략하며 고객 다각화 전략을 추진하고 시장 영향력 확대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 포트폴리오는 중장기적으로 인공지능(AI)과 자동차의 전장화 및 전기자동차 흐름에 동반해 변화되면서 글로벌 점유율 증가와 고성장이 기대된다"며 "특히 자동차의 전장화, 전기자동차 전환은 반도체 패키지, MLCC, 카메라 모듈 등 전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기대하게 한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또 "LG이노텍의 경우 광학솔루션(카메라 모듈) 매출 중 전장용 카메라 비중이 2023년 확대될 전망"이라며 "미국의 전기자동차 업체향 매출 증가 등 사업 다각화 노력이 실적으로 연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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