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발 긴축 공포에 금융시장 '패닉'···국고채 금리·환율 연고점
물가발 긴축 공포에 금융시장 '패닉'···국고채 금리·환율 연고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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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4.1원 뛴 1290.5원···13년 만에 1290원대
장·단기 국채금리 일제히 연고점, 3년물 11년만에 최고
15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서 코스피, 원·달러 환율, 코스닥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15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서 코스피,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발표를 하루 앞두고 금융시장 내 불안이 극에 달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자이언트스텝'(0.75%p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시장을 지배하면서 원·달러 환율과 국고채 금리는 일제히 연고점을 갈아치웠다.

15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거래일(1286.4원)보다 4.1원 오른 달러당 1290.5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환율이 1290원대로 올라서면서 연고점을 경신한 것은 물론, 1290원대에 장을 마감한 것은 지난 2009년 7월 14일(1293.0원) 이후 13년 만에 처음이다.

이날 외환시장은 오는 16일 발표되는 FOMC 결과 대기 물량으로 상하단이 막히면서 방향성이 혼재된 모습이었다. 오전 2.6원 갭업한 1289.0원으로 개장한 환율은 장중 네고(달러 매도) 물량과 결제 수요(달러 매수) 어느 한 쪽으로 쏠리지 않는 모습을 보인 가운데 업체들의 수급적 움직임만 보인 채 4원 내외의 등락세를 나타냈다. FOMC 불확실성이 크다 보니 포지션 베팅 물량도 드러나지 않았다.

연준이 '빅스텝'(0.5%p 금리인상)을 넘어 자이언트스텝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외환시장 내 위험회피 심리를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 툴(FedWatch Tool)에 따르면 미국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은 연준이 이달 FOMC에서 자이언트스텝에 나설 가능성을 무려 99.4%로 보고 있다. 0.5%p 금리를 인상하는 '빅스텝' 전망은 제로(0%)에 수렴했다.

연준의 더욱 공격적인 긴축 행보가 예고되면서 국고채 금리도 일제히 상승, 연고점을 경신했다. 이날 서울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거래일보다 0.118%p 뛴 연 3.666%로 집계됐다. 연고점 경신은 물론, 지난 2011년 8월 4일(3.77%) 이후 13년 만에 가장 수준이다. 단기물인 2년물 금리는 0.147%p 오른 3.572%로 마쳤다. 2년물의 경우 지난해 3월10일 공시 이래 가장 높았다.

중·장기물도 일제히 연고점을 돌파했다. 5년물 국고채 금리는 0.119%p 뛴 연 3.822%로 장을 마감했는데, 지난 2012년 3월 23일(3.82%)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10년물 금리도 0.104%p 상승한 3.795%를 기록해 연고점을 넘어섰다. 이 역시 2012년5월 10일(3.79%)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시장의 전망이 자이언트스텝에 쏠려 있지만, 예상과 부합한 결과가 나오더라도 금융시장 내 충격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에는 회의적인 모습을 보였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하는 것은) 앞서 연준이 제시한 컨센서스와 다른 결과이며, 연준의 바람과는 달리 시장은 왜곡된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경기 긴축 우려는 더욱 높아지고, 디플레이션으로의 국면 전환까지도 이어질 수 있다. 경기 위축을 감수하겠다는 연준의 강력한 신호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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