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자이언트 스텝'에 주담대 금리 8% 시대 '코앞'···영끌족 '비명'
美 '자이언트 스텝'에 주담대 금리 8% 시대 '코앞'···영끌족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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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기준금리 0.75%p 인상···한은도 긴축 속도낸다
글로벌 긴축에 주담대 금리, 7% 넘어 8% 향해 질주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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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미국이 40년 만에 찾아온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고자 단행한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한번에 0.75%p 인상)'으로 국내 대출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의 추가 자이언트스텝 가능성에 한국은행이 한층 강도 높은 긴축을 단행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대출금리 상승세도 가팔라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미 7%를 넘어선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8%까지 치솟을 것이란 관측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이날 기준 주담대 고정금리(금융채 5년물)는 연 4.33~7.10%로 최고금리가 7%를 돌파했다. 주요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가 7%를 넘어선 것은 2009년 이후 13년 만에 처음이다. 주담대 변동금리(신규코픽스 6개월)는 연 3.63~5.632%로 5% 후반대를 형성했다.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상품 금리(금융채 6개월물)도 연 3.31~6.77%를 기록해 최고금리가 6% 후반대를 기록하고 있다.

주요 가계대출 금리가 6%를 훌쩍 뛰어넘은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 목표범위를 0.75~1.00%에서 1.50~1.75%로 0.75%p(포인트) 인상하면서 대출금리 인상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연준이 한번에 기준금리를 0.75%p 인상한 것은 지난 1994년 11월 이후 28년 만이다. 그만큼 고물가에 대한 공포가 상당하다는 것으로, 시장에서는 벌써 연준이 자이언트스텝을 추가 단행할 것이란 예측을 내놓고 있다.

연준이 고강도 긴축정책을 펼치면서 이에 맞춰 한국은행도 기준금리 인상속도와 인상폭을 올릴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높아지는 금리역전이 발생하면 원화가치 하락, 외국계자본 유출, 증시 부진 등의 부작용이 발생한다. 최근 코스피·코스닥이 연저점을 경신하는 등 국내 증시가 부진에 빠진 것도 이같은 우려에서 비롯됐다.

현재 한국 기준금리는 연 1.75%로 미국과의 금리격차는 0~0.25%p다. 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전망을 보여주는 지표인 점도표(dot plot)를 보면 올해 말 미국 기준금리는 3.4%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의 금리격차를 좁히기 위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에 속도를 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2.50~2.75% 수준까지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연말 금리를 2% 초반대로 예상했던 올해 초와 비교하면 금리 상승세가 가파르다는 게 시장의 진단이다.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출금리도 더 치솟을 전망이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대출금리 상승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수신금리와 코픽스가 오른다. 실제 은행연합회가 지난 15일 발표한 5월 신규취급액기준 코픽스는 1.98%로 2019년 1월(1.99%) 이후 3년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또 통상 시장에는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이 선반영되기 때문에 대출금리가 기준금리 인상 시점보다 빠르게 오르는 경향이 있다. 지난해 초 2~3%대를 기록하던 주담대 금리는 1년여 만에 2%p 이상 올라 7%대를 돌파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대출금리가 2%p 오르면 가계의 연간 평균이자 비용은 329만원에서 489만원으로 160만원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고정금리가 8%까지 치솟을 수 있단 관측이 나오면서 대출자들의 이자부담도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은 한국경제 뇌관이 될 수 있다. 올해 1분기 우리나라 가계부채 규모는 1859조원, 평균금리는 연 3.98%로, 단순 계산하면 연간 이자비용만 74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1분기(가계대출 1764조원·평균금리 연 2.88%) 기준 이자비용이 51조원이었던 점을 보면 1년 새 전체 가계가 부담해야 할 이자부담만 23조원 늘어난 셈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증시, 가상화폐 등 시장 상황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기 때문에 코로나19로 시중에 유동성이 대거 풀린 이후 빚을 내 투자에 뛰어들었던 대출자들의 타격이 가장 클 것"이라며 "가계경제가 무너지면 나라경제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대출자들에 대한 리스크 관리가 가장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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