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이틀 연속 연고점 돌파···12년11개월 만에 최고
원·달러 환율, 이틀 연속 연고점 돌파···12년11개월 만에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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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환율, 1.2원 오른 1293.6원 마감
불확실성 지속, 당국 경계 영향 미미
'빅피겨' 1300원 단기 돌파 가능성↑
21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서 코스피,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21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서 코스피, 원·달러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원·달러 환율이 이틀째 연고점을 뚫어냈다. 글로벌 강(强)달러 모멘텀이 지속되는 가운데 당국 경계 심리가 큰 영향을 주지 못하면서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2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1292.4원)보다 1.2원 올라선 달러당 1293.6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전거래일에 이어 이틀째 연고점을 돌파한 것은 물론, 종가 기준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지난 2009년 7월13일(1315.0원) 이후 12년11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1.9원 내린 1290.5원으로 출발했다. 오후 1시 전후로 1288원대까지 레벨을 낮추는 등 위험회피 심리가 살아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이후 오름폭을 가파르게 키우던 환율은 장 마감 직전까지 레벨을 높이며 연고점으로 장을 마쳤다.

향후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외환시장 분위기를 주도하면서 글로벌 강달러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 물가지표가 예상치를 웃돌면서 물가상승률이 정점일 것이란 기대가 깨졌고, 위험회피 심리가 여전히 시장을 주도했다. 여기에 최근 경기 및 물가 지표의 방향성이 혼재되면서 내달 물가 오름세가 어떻게 나올 것인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게 시장의 반응이다.

당국의 경계 심리도 이날의 환율 상승을 저지하지 못했다. 전날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구두개입성 발언 이후 이날 이창용 한은 총재는 물가설명회를 통해 현 외환시장 상황에 대해 "미국의 의사결정에 따라 전세계가 공통적으로 움직이는 현상"이라면서 "우리 만의 쏠림 현상이 나타난다면 (시장 안정을 위해) 개입할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당국의 구두개입성 발언이 계속 나오고 있지만 전날 추 부총리의 발언은 물론, 이날 이 총재의 발언 역시 원론적인 수준에 그쳤다는 평가 속에 시장에선 환율 상승을 피할 수 없고, '빅피겨'(큰 자릿수)인 달러당 1300원의 돌파를 사실상 용인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 은행권 외환 딜러는 "현 시점에서는 데이터 역시 방향성이 혼재돼 있어 향후 물가 흐름이 어떻게 나올 것인지 그 누구도 예측하기 어렵다"면서 "시장과 당국 모두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뚫어낼 가능성에 대해서 인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1300원 돌파 가능성은 있지만 환율이 위로 방향성을 잡지는 못할 것"이라면서 "현재 거래량도 많이 줄어든 상황에서 1300원 상단으로 롱(매수)플레이에 나설 수요가 얼마나 될까 싶다"면서 "일시적으로 돌파할 수는 있지만 빠르게 내려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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