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금융시장 '검은 수요일'···증시 '연저점'·환율 1300원 '목전'
韓 금융시장 '검은 수요일'···증시 '연저점'·환율 1300원 '목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스피 2340선 추락·코스닥, 4%↓ '2년來 최저'···시총 64조 '뚝'
外人·기관 동반 '팔자'···삼성전자·네이버·카카오, 또 신저가 추락
원·환율, 1,297.3원 '13년 만에 최고'···역외 시장선 1300원 돌파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박성준 기자] 국내 금융시장이 또 다시 요동쳤다. 미국발(發) 고강도 긴축이 야기한 경기 침체 공포가 드리우면서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재차 연저점을 갈아치웠다. 두 시장에서 하루 동안 증발한 시가총액은 64조원에 달한다. 원·달러 환율은 장중 1300원까지 치솟으며 근 13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22일 코스피지수는 전장 대비 66.12p(2.74%) 내린 2342.81로 마감했다. 2020년11월2일(2300.16) 이후 1년 7개월여 만에 최저치다. 지난 20일 이후 이틀 만의 연저점이다. 지수는 간밤 미국 증시가 2%대 상승한 영향으로 전 거래일보다 8.18p(0.34%) 오른 2417.11에 출발했지만, 이후 장 내내 낙폭을 확대했고, 2350선마저 내줬다. 

투자주체별로 나흘째 '팔자'를 외친 외국인이 3205억원, 기관이 840억원어치 팔아치우며 지수 급락을 이끌었다. 개인은 홀로 3754억원어치 사들였다. 프로그램 매매에선 차익거래 매수, 비차익거래 매도 우위로 총 1668억7300만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지난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단행한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한 번에 0.75%p 인상) 이후 경기 침체 우려가 불거지며 투자심리가 한껏 위축되는 형국이다. 이날 밤(한국 시각) 예정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 증언을 대기하는 가운데 경계감이 나타났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경기 침체 우려가 심화되면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확대됐다"면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298원 가까이 오르면서 약세폭이 확대됐고, 외국인과 기관 매물 출회까지 부담으로 작용, 재차 연저점을 하회했다"고 분석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물가 피크아웃 시점의 이연과 고강도 긴축, 경기침체 등 매크로에 대한 불안이 외국인 투자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판단했다. 

업종별로 건설업(-4.97%)을 필두로, 의료정밀(-4.37%), 비금속광물(-4.27%), 화학(-4.21%), 섬유의복(-4.02%), 기계(-3.74%), 서비스업(-3.35%), 증권(-3.33%), 철강금속(-3.31%), 운수창고(-3.31%), 종이목재(-3.23%), 금융업(-3.04%), 유통업(-2.71%), 제조업(-2.62%), 전기전자(-2.59%) 등 모두 하락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주도 하락 종목이 우세했다. 대장주 삼성전자(-1.54%)는 나흘 연속 하락하며 52주 신저가(5만7600원)을 또다시 갈아치웠다. 대표적 기술주인 NAVER(-4.38%)과 카카오(-2.84%)도 장중 각각 22만7000원, 6만8500원으로 52주 신저가를 터치했다.

LG에너지솔루션(-2.91%)과 SK하이닉스(-3.15%), 삼성바이오로직스(-0.49%), LG화학(-2.64%), NAVER(-4.38%), 삼성SDI(-6.12%), 현대차(-0.58%), 기아(-1.16%) 등도 지수 급락을 주도했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하락 종목(870곳)이 상승 종목(40곳)을 압도했고, 변동 없는 종목은 20곳으로 마감했다. 

코스닥시장도 급락장이 재현됐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1.34p(4.03%) 내린 746.96으로 마감했다. 지수는 전장보다 4.91p(0.63%) 오른 783.21에 출발한 이후 장 내내 낙폭을 크게 확대해 나갔다. 이날 기록한 지수는 2020년 7월2일(742.55) 이후 1년11개월 만에 가장 낮다. 앞서 지난 20일 이후 이틀 만에 연저점을 갈아치웠다.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시장 합산 시가총액은 2176조1654억원이다. 전날(2240조6459억원) 이후 하루 만에 64조4805억원 쪼그라들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强달러에 환율 장중 1300원 목전

안전자산 선호에 따른 달러화 강세에 원·달러 환율도 사흘째 연고점 돌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300원에 처음 다가섰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1293.6원)보다 3.7원 올라선 1297.3원으로 마감했다. 3거래일째 연고점을 뚫어낸 것은 물론,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7월13일(1315.0원) 이후 근 13년 만에 가장 높았다.

환율은 오전 전거래일보다 2.1원 내린 1291.5원으로 개장했다. 글로벌 증시 상승 속에서 위험선호 심리와 달러 외 통화가 강세를 보이며 하향 움직임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곧바로 상승 전환하기 시작해 30분 만에 전거래일 종가도 뚫어냈다. 오전 장중에선 환율이 1297.9원까지 치솟으면서 지난 20일 기록한 장중 연고점(1295.3원)도 2거래일 만에 뚫어냈다.

장 마감 이후 뉴욕 역외 차액결제선물환시장(NDF)에서는 이미 1304원대까지 올라서는 등 상향 돌파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발(發) 통화긴축 공포 속 강(强)달러 국면을 벗어나지 못했고, 국내 금융시장에서도 외국인 이탈 가속화는 원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했다. 달러화지수(달러인덱스) 역시 오름세로 돌아선 상황이다. 현재 달러인덱스는 104.9선까지 올라섰다.

외환당국이 시장안정화 조치(스무딩 오퍼레이션)에 나서고 있지만, 이날 1297원도 뚫리면서 1300원 돌파는 시간 문제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전문가들은 내달 발표되는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변동성이 계속 되는 것은 물론, 또 다른 대외 악재 발생 시 환율의 상향 돌파 움직임을 더욱 크게 열어둬야 한다고 말한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쏟아지는 대외 리스크에 시장 상황이 매우 불안정한 가운데 외국인 수급도 빠지면서 원화 약세 압력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이미 1290원대에서 외환당국이 꾸준히 개입하고 있지만 현재 1300원까지는 3원 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다. 간밤 뉴욕 증시 상황이 좋지 못하다면 1300원 돌파는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국고채 금리도 대체로 하락했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14.1bp(1bp=0.01%p) 내린 연 3.522%에 장을 마쳤다. 10년물 금리는 연 3.682%로 9.3bp 하락했다. 5년물과 2년물은 각각 12.7bp 하락, 10.4bp 하락으로 연 3.707%, 연 3.487%에 마감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