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1300원 터치 후 숨고르기···美물가지표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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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공포·경기침체 우려 지속
당국 경계는 하단 지지 요인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지난주 원·달러 환율이 '빅피겨(큰 자릿수)'인 1300원을 넘어선 가운데 이번 주(6월27일~7월1일) 원·달러 환율은 상향 돌파 움직임 이후 잠시 숨고르기 장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대내외적 불안 요인들이 지속되면서 '리스크오프'(위험회피 선호) 국면이 지속할 것으로 보이지만, 추가적인 강(强)달러 모멘텀은 보이지 않을 전망이다.

2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10시16분 기준 전거래일(1301.8원)보다 16원 낮은 달러당 1285.8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8.2원 낮은 1290.0원으로 개장한 직후 1290원대까지 레벨을 높이기도 했으나, 이후 오름폭을 다시 반납하면서 1280원대까지 레벨을 낮췄다.

지난주 환율은 미국발(發) 긴축 공포 여파로 확대된 위험회피 심리가 안전자산인 달러 수요로 몰리면서 1300원을 돌파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아직 정점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불안 심리가 시장 내 공포로 번지면서 환율도 위로 끌어올린 것이다. 환율이 1300원을 넘어선 경우는 과거 1997년 외환위기, 2001년 닷컴버블 붕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에 불과하다.

이번 주 환율 역시 현 국면을 유지하는 수준에서 등락을 반복할 것으로 보이나, 지난주와 같은 급등 흐름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주 끝으로 발표될 미국 물가지표를 비롯한 주요 경제 지표를 확인하면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경기 흐름 등을 고려할 때 원화 약세 압력이 빠르게 방향을 돌리기는 어렵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글로벌 경기 선행지수는 지난해 여름(5월) 고점을 통과한 뒤로 꾸준히 기준선(100)을 하회하고 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피크아웃'(정점을 찍고 하강)에 대한 기대감 역시 미국의 물가 오름세가 다시 높아진 것으로 확인한 뒤 방향성이 혼재된 모습이다.

내달 1일 발표될 미국의 5월 개인소비지출(PCE) 및 근원 PCE 발표가 예정돼 있다는 점도 강달러를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 PCE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물가를 가늠할 때 가장 선호하는 지표 중 하나다. 대내외 불안 요인들이 지속하는 가운데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8.6%)이 이미 예상치를 웃돌았다는 점에서 물가 정점론에 대한 기대와는 상반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최근 원화의 가치는 코스피와 함께 세계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알 수 있는 달러화지수(달러인덱스) 동조화(커플링) 현상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국내 증시는 긴축 공포 영향으로 1년7개월여 만에 2400선이 무너졌고, 달러인덱스 역시 코로나19 충격에서도 경험하지 못했던 104~105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다만 높은 레벨에 따른 부담과 당국 경계에 상향 돌파 움직임은 다소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과 같이 미국의 근원(에너지·식품류 제외) 물가가 하향 움직임을 나타낼 경우 연준의 긴축 부담이 완화될 것이며, 이는 달러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미국 증시가 안정세로 돌아섰다는 점, 중국의 위안화 강세 현상, 배럴당 100달러대에 진입한 유가 수준 등은 환율의 변동 흐름을 다소 제한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당국 경계도 환율 상단을 제한하는 요인 중 하나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6일 원·달러 환율이 1300원을 돌파했다고 해서 이게 곧 우리 경제의 위기 징표라고 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금은 미국이 자체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급등시키고, 전세계가 안전자산 선호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우리 원화만 약세라면 위기 상황이지만, 주변 흐름을 고려할 때 큰 차이가 있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코멘트]

▲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 1250~1330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청문회에서 인플레이션에 강력히 대처할 것과 신속한 정책 대응의 필요성을 재확인했다. 공식적으로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한 가운데 내달 '자이언트 스텝'(0.75%p 금리인상) 가능성도 유력해 보인다. 연준발 긴축 경계와 안전자산 선호를 동시에 자극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방향성을 고려하면 원화 약세 압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나 환율 레벨에 따른 부담과 당국 경계에 상승 속도는 제어될 것으로 보인다. OECD 글로벌 경기선행지수는 지난해 여름 이후 기준선을 하회하고 있으며, 이는 현 원화 약세 배경인 무역수지 적자 흐름도 크게 개선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이달 1~20일 수출증가율은 1년 전보다 3.4%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무역수지는 76억달러 적자로 전년(2억달러 흑자) 대비 크게 부진했다.

5대 중앙은행인 연준, 유럽중앙은행(ECB), 영란은행(BOE), 일본은행(BOJ), 캐나다은행(BOC) 등의 자산도 전년 대비 감소했다. 글로벌 동반 긴축 속 리스크오프 환경이 지속되는 것과 동시에 이에 따른 이머징(신흥국) 통화 약세 흐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물가 및 긴축 기조 등에 따른 경기침체 리스크가 외환시장을 지배하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주에는 정치적 이벤트가 외환시장에 단기 변수로 등장할 전망이다. G7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논의될 에너지 대책과 대(對)러시아 추가 제재 방안이 국제유가는 물론, 달러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달 미국 ISM제조업지수와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역시 주목할 변수다. 이들 지표 결과가 경기 침체 관련 추가 논란에 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제조업 PMI지수의 경우 50선 상회와 함께 서프라이즈를 보일 것인지가 주목된다.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은 진정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증시가 다소 안정을 찾았고 중국 위안화의 강세 현상, 100달러대에 진입한 유가 수준 등은 변동성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단, 주식시장의 변동성, 즉 추가 급락시 원·달러 환율도 재차 1300원선 돌파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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