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 사태' 여진 지속···당정, 가상자산 보호대책에 속도
'루나 사태' 여진 지속···당정, 가상자산 보호대책에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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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리스크 협의회' 첫 회의 개최
정치권에선 투자자 보호대책 속도전
국민의힘 가상자산특위원장인 윤창현 의원이 지난 2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서 가상자산과 관련된 강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가상자산특위원장인 윤창현 의원이 지난 2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정책의원총회에서 가상자산과 관련된 강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루나 사태'의 여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금융 당국이 가상자산 규제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상자산시장 리스크 협의회를 가동해 잠재적 리스크 요인을 미리 따져보는가 하면, 정치권에선 투자자 보호 대책 마련에 나선 상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전날 가상자산 거래소, 학계 등 외부 전문가 9명과 함께 '가상자산시장 리스크 협의회'를 구성하고, 첫 회의를 열었다. 가상자산 시장의 잠재적 리스크 요인을 분석해 금융시장 건전성과 소비자 보호를 위한 방안을 강구하기 위한 자리다.

협의회에는 천창민 한국과기대 기술경영융합대학 교수가 위원장을, 최성일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이 고문을 맡았다. 학계에선 박선영 동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와 홍기훈 홍익대학교 경영대학 교수가, 업계에선 두나무·빗썸코리아·코인원·코빗·스트리미(고팍스) 준법감시인이 포함됐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가상자산 관련 잠재리스크의 선제적 점검 및 관리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 가상자산이 기존 금융과의 융합이 심화하는 빅블러 현상이 본격화될수록 신종 리스크가 기존 금융시장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협의회에서 이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앞으로 한 달에 한 번씩 협의회를 운영하고, 필요에 따라 금융회사, 연구소 등으로 참여 기관을 확대할 방침이다. 업계에선 제도권과의 접점이 생겼다는 점에서 협의회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분위기다. 

이와 함께 정치권에서는 투자자 보호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23일 국회에서 '가상자산시장 공정성 회복 및 투자자 보호'를 주제로 한 2차 정책의총을 연 국민의힘은 디지털자산기본법을 제정해 책임있게 성장하는 시장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가상자산특별위원회는 지난 13일 금감원, 금융위원회 등과 함께 '가상자산 시장의 공정성과 투자자 보호에 관한 당정 간담회'를 개최한 바 있다. 루나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투자자 보호 대책을 담은 법 제정을 검토 중이다.

야당인 민주당 역시 가상자산에 대한 법적 규정, 투자자 보호를 위한 규정 마련 등을 정부에 주문하고, 업권법 추진 가능성을 시사했다. 거래소 자체 규율 마련 외에도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가상자산과 관련한 당국과 여야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는 것은 '규제 사각지대'인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우려가 점점 커지면서다. 최근 시장은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급격한 금리인상에 따른 투자 심리 위축으로 하락장을 이어가고 있다.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와 함께 유동성 축소까지 더해져 초위험 자산인 가상자산 시장에 직격탄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테라·루나 사태는 시장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는 역할을 했다. 실제 이날 기준 두나무의 디지털자산 공포·탐욕지수는 25.96(공포)으로 나타났다. 루나 사태가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달 8일과 비교해 10 넘게 떨어졌다.

이 지수는 업비트의 가상화폐 가격과 거래량을 가공해 제작되는데, 단계는 △매우 공포(0~20) △공포(20~40) △중립(40~60) △탐욕(60~80) △매우 탐욕(80~100) 등 총 5개다. 매우 공포 방향으로 갈수록 투자 심리가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업계에선 시장에 '세 번째 겨울'이 찾아왔다는 평가 속에서 강제성이 동반된 방안이 마련돼야 시장 혼란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혼란을 줄이고자 5대 거래소가 자율 규제를 마련했지만, 이와 별개로 법적 규정 마련이 시급하다"면서 "시장의 신뢰도를 높이고, 제2의 루나 사태를 막기 위해선 법 공백에 대한 우려부터 해소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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