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엔화예금 뜬다····'강달러·엔저'에 환테크족 몰려
달러·엔화예금 뜬다····'강달러·엔저'에 환테크족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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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차익 기대감에 외화예금 잔액 급증
'强달러'에도 추가 상승 기대감 반영
'역대급 엔저'····저점 투자 심리 작용
KB국민은행 딜링룸 (사진=KB국민은행)
KB국민은행 딜링룸 (사진=KB국민은행)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강(强)달러와 역대급 엔저(엔화 약세)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관련 외화예금에 대한 수요는 동시에 급증하고 있다.

달러·엔화예금이 동시에 늘어난 것은 환차익을 기대한 투자자들이 몰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달러의 경우 앞으로 가치가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감에, 엔화의 경우 현 시점이 가장 저렴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30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은 이달 20일 기준 587억달러로, 지난달 말(568억달러)과 비교해 20일 만에 19억달러(약 2조4556억원·환율 1292.4원 기준) 늘었다. 지난달 20일(552억달러)과 비교하면 한 달 만에 35억달러(4조5234억원)가 늘어난 것이다.

증가규모도 늘고 있다. 달러예금은 지난 3월 말 594억달러에서 4월 말 545억달러로 49억달러 줄었다가 5월에는 23억달러 증가한 568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달 들어 20일 만에 19억달러가 증가한 만큼 6월 한 달치를 모두 계산에 넣으면 지난달 증가분을 넘어설 것이란 관측이다.

시장에선 달러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달러예금 수요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통상 강달러 상황에서 달러예금은 인기가 낮은 투자처로 분류된다. 현재가 고점일 가능성이 큰 만큼 '비쌀 때 사서 저렴할 때 팔아야 하는' 상황을 최대한 피하려는 심리가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 미국발(發) 긴축 등으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달러 수요가 전세계적으로 늘어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실제 최근 원·달러 환율은 1300원을 넘나드는 등 달러가치가 급등하고 있다. 지난 29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5.6원 오른 1299.0원에 마감하기도 했다. 환율이 당분간 1300원 언저리에 머물거나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환차익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달러예금에 돈을 넣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경미 신한PWM압구정센터 PB팀장은 "글로벌 경기 침체 전망, 한국수출 부진 전망 등이 반영되면서 환율은 다시 1300원을 넘길 가능성이 높다"며 "기업실적에 대한 실망이 미국주식 하락으로 이어지면 안전자산인 달러화가 다시 상승할 여지가 크다"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달러와 반대 상황인 엔화에 대해서도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최근 원·엔 환율은 900원대를 기록하는 등 역대급 엔저(엔화가치 추락)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9일 기준 원·엔 환율은 953.59원에 마감했다. 엔화를 두고는 '지금이 제일 저렴할 때'란 투자심리가 작용했을 것으로 시장은 해석한다.

실제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이달 20일 기준 엔화예금 잔액은 6115억엔으로, 지난달 말(5762억엔)과 비교해 20일 만에 353억엔(약 3381억원·환율 957.65원 기준) 늘었다. 지난달 20일(5391억엔)과 비교하면 한 달 만에 724억엔(6694억원)이 증가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달러와 엔화예금이 모두 오른 것은 환차익에 대한 기대심리가 가장 명확한 이유일 것"이라며 "예금이라는 것은 결국 이익을 보기 위해서 하는 건데, 달러는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엔화는 저점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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