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라이프 출범 1주년에 터진 'HR통합' 갈등···중노위 조정신청 가나
신한라이프 출범 1주년에 터진 'HR통합' 갈등···중노위 조정신청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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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신한생명 노조 결의대회·총회 개최
사측 제시한 HR통합안 58%이상 반대
중노위 조정 신청 여부, 총회서 논의
신한생명 노조 관계자가 1일 신한금융지주 앞에서 결의대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유은실 기자)
신한생명 노조 관계자가 1일 신한금융지주 앞에서 결의대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유은실 기자)

[서울파이낸스 유은실 기자] 이달 출범 1주년을 맞은 신한라이프가 '인사 통합'을 둘러싼 내부 갈등이 커지고 있다. 직급 체계·성과급 산정 기준에 대한 신한생명 노조와 회사 측이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출범 1주년 축포도 터트리지 못했다. 

신한생명 노조가 임금·단체교섭 결렬을 선언하며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조정 신청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만큼, 교섭 과정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총회에서 중노위 조정 신청 논의가 어떻게 이뤄질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사무금융노조 생명보험업종본부 신한생명보험지부(신한생명 노조)는 1일 오전 8시30분부터 신한금융지주 앞에서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노조는 8시50분까지 피켓시위와 성명서 발표를 진행한 뒤 조합 총회를 위해 동양생명 연수원으로 이동했다. 신한생명 노조가 총회를 개최한 것은 창립 이후 처음이다. 주최 측은 400여명 규모 인원이 참석한 것으로 추산했다.

신한라이프는 지난해 7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통합사로 닻을 올렸다. 회사는 통합됐으나 노조 활동은 각각 이뤄지고 있다. 신한생명·오렌지라이프 노조는 사무금융노조 에 신한생명보험지부, 오렌지라이프보험지부로 속해있다.

강기천 신한생명 노조 지부장은 이날 결의대회에서 "신한생명이 마지막 직장이라고 생각했던 많은 동료들이 지난해 회사를 떠나고 통합이라는 이름 아래 추가 근무가 당연해지고 직급체계도 무너졌다"며 "이런 상황을 타개하고자 어제 새벽까지 교섭을 진행했지만 사측이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집회와 총회를 개최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사측은 HR통합이 완료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고, 매년 1월 이뤄졌던 승진과 승급도 진행하지 않았다"며 "그러는 동안 정작 성대규 대표는 15% 인상된 13억원을 보수로 받고 임단협 상황이 급박한 데도 어제까지 미국 출장을 다녀왔다. 이에 대해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사는 지난 5월말 상견례를 실시하고 매주 2회 이상 교섭을 벌여왔다. 이 과정에서 신한생명 노조가 사측이 제시한 HR 통합안에 대해 크게 반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인사 직급·임금 체계, 임금피크제를 둘러싸고 노사간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는 상황이다.  

직급 체계 변경으로 직급 단계가 줄면 승진과 급여 상승 기회가 감소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는 각각 5단계, 6단계의 직급 체계를 가지고 있었는데, 사측은 HR 통합안 안에 '주니어매니저1-주니어매니저2-시니어매니저1-시니어매니저2'로 구성된 4직급 체계를 제시했다.

신한생명·오렌지라이프 노조가 이 안에 대한 찬반 투표를 실시한 결과, 투표자 중 58% 이상이 반대표를 던졌다. 특히 신한생명 소속 직원의 70% 이상이 반대 입장에 서면서 투표 결과가 반대로 기울어진 것으로 보인다. 

성과급 지급 문제도 노사간 입장이 다르다. 신한생명 노조는 사측이 HR 통합이 완료되지 않았다는 것을 핑계 삼으면서 '성과급 미지급' 사태를 발생시켰고, 일방적으로 성과급 종류 중 하나를 폐지하려고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회사 측은 성과급 지급이 지연되고 있는 것은 기준이 없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HR통합이 아직 이뤄지지 않아 어떤 기준으로 생산성 격려금(PI), 생산성 과급(PS)을 지급해야 할지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 PI는 개인 성과에 따라 지급되는 성과급 제도이며, PS는 회사이익을 나누는 성과급을 의미한다.

신한생명 노조 조합원이 1일 신한금융지주 앞에서 열린 결의대회에 참석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유은실 기자)
신한생명 노조 조합원이 1일 신한금융지주 앞에서 열린 결의대회에 참석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유은실 기자)

신한생명 노조는 중노위 조정 신청도 예고했다. 이날 오후 조합원 총회에서 중노위 조정 신청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다만 총파업 실시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결의대회에 참석한 노조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총회에서 총파업 투표는 별도로 진행하지 않을 방침으로 전해졌다.

강 지부장은 "오늘 총회 이후 사무금융노조에 중노위 조정 신청을 요청할 것"이라며 "신한라이프는 당장 정기인사를 실시하고, PI와 PS를 지급하라"고 촉구했다.

노조 관계자는 "총회 결과에 따라 중노위 조정 등이 결정될 예정"이라며 "총회가 끝난 후 신한생명 노조의 정리된 입장과 방향을 더 선명하게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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