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딘 삼성전자의 재생에너지 도입···"국내 전환율 3% 불과"
더딘 삼성전자의 재생에너지 도입···"국내 전환율 3%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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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 배출량은 증가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단지 기흥캠퍼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단지 기흥캠퍼스. (사진=삼성전자)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삼성전자의 국내 재생에너지 전환율은 3%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은 신규 반도체 라인 가동 등의 영향으로 전년보다 더 늘어났다.

3일 삼성전자가 최근 발표한 '2022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해 전 세계 각 사업장에서 사용한 재생에너지는 전년보다 31.0% 증가한 5278GWh(기가와트시)였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전 세계에서 사용한 총 에너지는 3만2322GWh 규모로, 재생에너지 전환율은 16.3% 수준이다.

재생에너지 전환에 속도를 내는 해외 사업장과 달리 삼성전자의 국내 재생에너지 도입이 미흡한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국내 재생에너지 전환율을 따로 공개하지 않지만, 작년 기준 삼성전자의 국내 재생에너지 전환율은 3% 미만으로 추정된다. 한국전력공사에 웃돈(프리미엄)을 주고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력을 구매하는 '녹색 프리미엄' 제도로 490GWh를 구매한 것이 사실상 전부다.

삼성전자는 기흥·화성·평택·온양 등 국내 주요 사업장에서 자체적으로 태양광 발전과 지열 발전 시설을 운영하고 있지만, 전체 발전량은 10GWh가 채 안 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구매 등 다른 RE100 이행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녹색 프리미엄 구매전력과 재생에너지 자가 발전을 합친 삼성전자의 국내 재생에너지 사용량은 약 500GWh로, 지난해 국내 삼성전자 전력사용량(1만8410GWh)의 2.7% 수준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전 세계에서 사용한 에너지 중 국내 비중은 57%에 달한다. 전력 사용량이 많은 삼성전자의 핵심 반도체 생산기지가 국내에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국내 재생에너지 전환율이 한 자릿수 수준이다 보니 미국과 유럽, 중국 등에서 100% 재생에너지 전환에 성공했음에도 전체 삼성전자의 재생에너지 전환율은 10% 중반에 머무는 모습이다.

반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이산화탄소 환산량으로 전년보다 17.5% 늘어난 1740만t(톤)을 기록했다.

이에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2020년 기준으로 매출액 대비 탄소 배출량이 8.7%로 애플(0.3%) 등 같은 업계 기업보다 높다고 지적하면서 실질적인 탄소감축 성과를 내지 못하면 투자가들이 행동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지난 3월 투자 스튜어드십(수탁자 책임 원칙) 보고서에서 주주들이 삼성전자의 녹색 전략에 대한 정보에 제한적으로만 접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삼성전자 이사회가 기후 이슈에 긴박감이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블랙록은 국민연금, 삼성생명에 이어 3번째로 많은 5.03%(작년 말 기준)의 삼성전자 지분을 보유한 주요 주주다.

삼성의 스마트폰 사업 경쟁사인 미국 애플은 이미 재생에너지 100% 전환을 완료했고, 반도체 사업 경쟁사인 미국 인텔은 81% 수준의 전환율을 보이고 있다. 

한편 지난 5월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RE100 참여 시기에 대해 "전체적으로 해서 큰 선언을 하게 될 것 같다. 좀 기다려 달라"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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