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커지는 경기침체 우려···'빅피겨 국면' 지속
[주간환율전망] 커지는 경기침체 우려···'빅피겨 국면'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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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비투자·성장률 하락에 美국채 수익률↓
强달러 흐름 속 하락 모멘텀 찾기 어려워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이번 주(4~8일)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강(强)달러 국면을 벗어나지 못한 채 경기침체 우려와 긴축 부담을 주 테마로 방향성을 탐색할 전망이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가 예정돼 있지만, 이미 시장 내 리스크 선제적 반영 흐름이 강했던 만큼 변동성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단, 경기 침체 우려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어 달러 강세 압력은 계속될 전망이다.

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10시15분 기준 전거래일(1297.3원)보다 1.5원 오른 1298.8원으로 거래되고 있다. 이날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1.1원 갭다운한 1297.3원으로 개장한 직후 1296원대 후반으로 레벨을 순간적으로 낮춘 뒤 재차 '빅피겨'(큰 자릿수)인 달러당 1300원 밑에서 횡보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주 환율은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을 두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경제지표 발표에 크게 출렁였다. 지난주 초반 경기 '침체'보다는 '둔화' 가능성으로 방향이 잡히면서 환율이 하루 만에 11원 넘게 급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높았던 개인소비지출(PCE)과 이에 대응해 하향 조정된 미국 1분기 경제성장률(-1.6%, 전년동월대비) 발표로 환율은 재차 달러당 130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번 주 환율 역시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감 및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 확대로 상향 돌파 움직임이 예상된다.

미 애틀랜타 연준에서 발표한 2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추정치(1일 기준)는 전기대비 연 -2.1%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지난달 미국 IMS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53.0)는 예상치(54.5)를 크게 밑돌아 기업의 설비투자 감소를 시사했다. 제조업 둔화는 경기침체 우려를 자극시켰고, 지난달 한 때 3.48%까지 치솟았던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1일(현지시간) 2.88%까지 급락했다.

오는 5일 발표될 국내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역시 6%대 물가가 현실화한다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긴축 부담을 더욱 부추길 재료 중 하나다. 이는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당시 목격했던 물가상승률로, 인플레이션 장기화에 따른 경기침체 우려를 더욱 부각시킬 것이다. 최근 계속되는 무역수지 적자 흐름은 대외 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기 우려를 확대하고 있어 높은 물가상승률은 그 자체로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번 주 주요 이벤트 중 하나인 연준의 FOMC 의사록 공개도 투심 회복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지난달 연준은 정책금리 전망 수준을 1.9%에서 3.5%로 크게 상향 조정했고, 물가 레벨 또한 상향 조정했다는 것을 고려할 때 이번 의사록 내용은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인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미 시장 내 위험회피 심리가 강하게 반영돼 있는 데다, 최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연설에서 경기침체 가능성을 인정한 만큼 의사록에서 추가 긴축 기조를 확인할 가능성은 낮다. 이미 '자이언트스텝'(0.75%p 금리인상)이 28년 만에 처음 나타난 행보였던 만큼, 이보다 더 강한 매파적 기조가 드러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

주 후반 발표될 예정인 미 고용보고서도 시장에서 집중하고 있는 지표 중 하나다. 최근 시장이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에 더욱 귀를 기울이고 있기 때문에 고용지표 발표 전으로 경계심이 짙어질 전망이다.

실제 비농업고용자수 추이는 전월대비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지만, 여전히 견조한 수준을 이어갈 것이란 관측도 동시에 제기된다. 연준의 가파른 긴축 속도에도 고용지표가 견조하다는 점은 경기침체 우려를 완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음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코멘트]

▲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미국의 시중 금리 급락 원인에는 물가 정점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작용했지만, 경기 침체 리스크 우려를 크게 반영 중이다. 미국 애틀랜타 연준에서 발표하는 2분기 미국 GDP 성장률 추정치를 보면 7월 1일 기준 전기비 연율로 -2.1%를 기록했다.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 즉 경기침체가 현실화되면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을 강화시켰다.

지난주 마드리드에서 폐막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결과 역시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가능성에 힘을 더해준 점도 달러화 강세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같은 흐름 속에 원·달러 환율은 재차 1300원 돌파를 시도할 전망이며, 달러 강세 속에 외국인 주식 순매도를 동반한 주가 조정이 지속되고 있다. 환율의 하락 모멘텀을 찾기 어렵다.

▲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 1260~1330원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서방과 러시아 간 갈등 구도는 더욱 심화됐다. 연초 이후 외환시장은 '고래 싸움'(미국 대(對) 러시아)에 '등 터진 새우'(자원 수입국)들의 모습이다. 하반기에도 러시아 루블화, 미 달러 등 두 통화를 제외하면 주요국 통화들은 모두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이고 있다. 전쟁 이후 스위프트 내 달러화 결제 비중은 상승했으며, 글로벌 통화 패권에서도 강한 미국이 강한 달러를 견인하는 형국이다.

지난 2013년 긴축 국면과 달리 현재는 공급측 요인으로 에너지 가격 상승이 동반되고 있다. 전쟁으로 인해 밀과 옥수수 등 식료품 가격도 뛰고, 광범위한 물가 상승 속 긴축 가속화로 경제 주체들의 비용 부담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미국 내 30년 모기지 금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미시간대 소비심리지수 내 주택구입 의사도 같이 급락했다.

연준의 긴축 기조 강화는 지속해서 경기침체 우려를 자극시킬 것으로 보인다. 미국 내 인플레이션이 '피크아웃'(정점을 찍고 하강)을 보이기 전까지 달러의 하단은 견고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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