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G은행 "내수가 주된 성장동력인데···성급한 금리인상 우려"
ING은행 "내수가 주된 성장동력인데···성급한 금리인상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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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한은 소비자동향조사 결과 분석보고서 발표
기대 인플레 급등, 내달 금통위 '빅스텝' 가능성
"이달 소비자물가지수가 6% 넘을지 최대 관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 (사진= 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 (사진= 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ING은행은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성급한 금리인상에 나설 경우 소비 회복을 억제해 경제회복 동력이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회복 단계에 들어선 한국 경제가 경제활동 재개 및 경기부양책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금리인상이 내수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ING은행은 4일 한국은행이 앞서 발표한 '6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대한 분석 리포트를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ING은행은 "주가 하락, 환율·주택대출금리 상승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소비자 심리를 악화시키고 있다"면서 "한은의 성급한 금리인상은 소비 회복을 억제해 경제회복의 동력을 잃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은 소비자동향조사를 보면 지난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직전월(102.6)보다 6.2p 하락한 96.4를 기록했다. 이는 장기 평균치(100)를 하회한 것으로, 현 경기 상황에 대해 비관하고 있는 것이다. CCSI가 장기 평균치를 하회한 것은 코로나19 충격이 처음 발생했던 작년 2월 이후 처음이다.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있음에도 여행비, 외식비 및 교양·오락·문화비에 대한 전망이 모두 감소했다. ING은행은 이를 에너지 및 서비스 가격의 상승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했다. 또한 리오프닝에 따른 보복소비 효과가 정부의 소득 진작 정책의 도움을 받아 3분기 성장을 견인하겠으나, 회복 수준이  예상보다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강민주 ING은행 서울지점 수석이코노미스트는 "CSI의 하락이 예상보다 컸기에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예상치 0.7%에 대한 하방 리스크가 증가했다"면서 "지난달 9% 넘게 폭락한 코스피 지수와 달러당 1300원대에 근접한 원·달러 환율, 주택담보대출의 급격한 상승 등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소비자 심리를 악화시켰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ING은행은 가장 큰 문제로 기대인플레이션율을 꼽았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달 한 달 새 0.6%p 상승한 3.9%를 기록했다. 근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숫자이자 월간 오름폭은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앞서 한은도 기대인플레이션의 상승은 실제 물가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자기실현적' 인플레이션 상승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ING은행은 "지난달 발표된 CCSI는 인플레이션과 경기둔화 사이에서 한은이 더 큰 고민에 빠지게 만들었다"면서 "기대인플레이션율의 상승은 이달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할 가능성을 높여준다. 하지만 곤두박질치는 소비심리로 인해 급격한 금리 상승에 따른 경제 둔화에 대한 우려도 동시에 가중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급격한 금리인상은 실제 미래의 소비지출뿐만 아니라 움츠러드는 소비심리를 더 악화시킬 것"이라면서 "한국 경제는 회복 단계에 있으나, 경제활동 재개와 정부의 경기 부양책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 내수가 경제성장의 주된 동력이기에, 성급한 금리인상은 소비 회복을 억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ING은행은 "이같은 이유로 한은이 이달 25bp(1bp= 0.01%)의 금리 인상만 단행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면서 "앞으로 발표될 다양한 지표들을 보겠지만, 그 중 소비자물가지수(CPI)가 6%를 넘을지 여부가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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