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2Q 실적 선방 예상···갖은 악재에 하반기는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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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잠정 실적 발표···인플레·경기둔화에 이익 전망 하향세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오세정 기자)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오세정 기자)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오는 7일 올해 2분기(4~6월) 잠정 실적을 발표하는 가운데 여러 대내외 악재 속에서도 선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장기화, 높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둔화 및 수요 위축 등으로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장기화하면서 하반기 실적 전망은 밝지 않다.

4일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은 매출 77조2218억원, 영업이익 14조6954억원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2분기 대비 매출은 21.27%, 영업이익은 16.94% 증가한 것이다.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던 올해 1분기 매출(77조7800억원)보다는 적지만 영업이익은 1분기(14조1200억원)보다 더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73조9800억원으로 역대 최대 매출 기록을 달성한 이래 4분기 76조5700억원, 올해 1분기 77조7800억원 순으로 3분기 연속으로 신기록을 경신했지만 기록 행진은 2분기에 막을 내릴 전망이다.

특히 이번 증권가 실적 전망치는 한 달 전 전망치(매출 78조6425억원, 영업이익 15조3952억원)보다 크게 하향 조정된 수치다. 무엇보다 스마트폰·가전 등 세트(완성품) 판매 부진이 실적의 발목을 잡았다. 물가상승과 고금리로 가계의 실질 소득이 줄어들면서 IT 수요가 빠르게 위축된 데 따른 것이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2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이 6100만대 수준으로 1분기의 7300만대보다 1000만대 이상 줄어든 것으로 추산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연간 스마트폰 출하량은 공급망 문제로 크게 줄었던 지난해(2억7200만대) 수준에도 못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나마 반도체 수요가 아직은 견조해 2분기 실적을 떠받쳤지만 하반기부터는 반도체 역시 경기둔화의 영향권에 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박성순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서버용 D램 수요는 북미를 중심으로 견조하지만 PC용은 소비자 중심의 수요 하락세가 지속되고 모바일용은 중국의 봉쇄 영향으로 예상보다 수요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며 "대외적인 악재가 지속되면서 경기 둔화 가능성이 커져 IT 수요 부진에 대한 우려감이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리 인상, 유럽 전쟁, 중국 봉쇄 등 매크로 영향으로 스마트폰 등 IT 세트 수요가 둔화되고 있다"며 "기존에 하반기부터 시작될 것으로 예상한 메모리 반도체 수급 개선도 2023년 초로 지연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반도체 업체들도 실적 전망을 낮추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이어 글로벌 메모리 3위 업체인 미국의 마이크론도 최근 실적 부진을 예고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마이크론은 2022 회계연도 3분기(3~5월)에 매출 86억4000만달러(약 11조2000억원), 순이익 26억3000만달러(약 3조4000억원)를 각각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16%, 순이익은 51% 각각 증가해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그러나 마이크론은 PC와 스마트폰 수요 부진 등을 이유로 4분기(6~8월) 매출 전망치는 72억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3분기 매출뿐만 아니라 당초 4분기 전망치인 92억달러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대만의 TSMC도 주요 고객사들이 하반기 칩 주문을 하향 조정하고 있어 앞으로 올해 수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힌 상태다.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는 올해 전 세계 PC와 스마트폰 출하량이 작년보다 각각 9.5%와 5.8%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가트너는 "지정학적 격변과 높은 물가상승, 환율 변동 및 공급망 중단이라는 '퍼펙트 스톰'으로 전 세계 디바이스(기기)에 대한 수요가 감소했다"면서 "특히 PC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 전경 (사진=오세정 기자)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 전경 (사진=오세정 기자)

LG전자는 올해 2분기에 매출 19조4379억원, 영업이익 8630억원의 실적을 올린 것으로 추정됐다. 작년 2분기 대비 매출은 13.58%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1.72% 감소한 수치다.

올해 1분기(매출 21조1114억원, 영업이익 1조8805억원)에 비해서는 크게 뒷걸음질한 실적이다. 다만 1분기 때는 영업이익에 특허수익 등 일시적 요인이 반영된 점을 고려하면 그나마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가는 코로나19 특수가 사라지고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현상으로 인해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TV 판매가 부진하고 원재료 및 물류비가 크게 상승한 점이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DB 금융투자에 따르면 LG전자 TV 부문(HE)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2분기 8.2%에서 올해 1분기 4.6%로 떨어졌고, 2분기에는 0.5%까지 낮아진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2013년 사업을 시작한 VS(전장부품) 사업부는 전기차 부품 비중이 늘고 수주량이 증가하면서 2분기부터 매출액이 2조원 이상으로 올라오며 9년 만에 첫 흑자 달성이 점쳐지고 있다.  LG전자는 전장을 미래 먹거리로 정해 2013년부터 사업을 시작했으나, 2015년 4분기 50억원의 깜짝 이익을 낸 것을 제외하면 내내 적자를 기록했다. 

또 작년 하반기 적자를 냈던 B2B 사업 파트인 BS사업본부 역시 태양광패널 사업 철수 후 탄력적인 이익률 개선이 이뤄지며 비교적 좋은 성과를 낸 것으로 전망됐다. 주력인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H&A도 프리미엄 가전 수요가 여전히 견조해 두 자릿수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됐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TV의 부진은 뼈아프지만 올레드 TV 시장이 커지는 하반기에는 (TV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TV 수요가 2010년 이후 1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예상돼 TV 사업 수익성 하락이 전망되지만 중장기 성장성을 확보한 VS 사업부가 9년 만에 첫 흑자전환이 예상된다"면서 "최근 인플레이션 확대 상황에서 소비 양극화 현상(초고가, 초저가)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데 가전 부문이 프리미엄 제품 비중 확대로 매출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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